|
정부 내수경기 부양 및 관광활성화를 위해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소상공인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아우성이다.
서울 종로구의 지하상가에서 9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강원찬(40) 씨도 길어지는 연휴가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강씨는 “명절에는 쉬어도 보통 임시공휴일에는 문을 연다. 저희를 믿고 찾아주시는 동네 단골손님들도 있는데 문을 닫으면 단골을 잃을 수도 있다”며 “임시공휴일에는 매출이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이번 임시공휴일은 연휴 사이에 있어서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1년 중 하루도 쉬지 않는 ‘연중무휴’ 한식당에서 일하는 이모(34) 씨는 “옆에 청계천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연휴에도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설날이다 보니 사람들 소비 심리가 꺾여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부 기업에서 27일에 이어 31일도 휴무로 지정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소상공인의 한숨은 더 늘고 있다. 현대차(005380)와 LG전자(066570), 대한항공(003490) 등은 31일을 전사 휴무일로 지정했고 삼성전자(005930), 롯데쇼핑(023530), CJ제일제당(097950) 등은 31일 휴무를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이 불만을 넘어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2003년(-3.1%) 이후 같은 기간 기준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음식료품 소비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연속 증가했지만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올해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달 소상공인 경기전망(BSI)은 75.5로 전월대비 3.8포인트 낮아졌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52.7%)과 정치적(계엄·탄핵) 요인(20.6%)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통시장 경기전망도 76.9로 전월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