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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박물관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포함한 SNS 계정에 토끼를 든 중국 청나라 여성의 그림을 올리고 ‘Chinese New Year’(차이니즈 뉴 이어·중국 설)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중국 설’이란 표현을 쓰며 공식화했다. 영국박물관 대변인은 “박물관 행사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해 좋은 일을 기원하면서 국내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중국 설을 기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음력 설 전통에 관한 행사를 열었단 점도 동시에 전했다. 그는 “올해는 신라앙상블과 ‘설날’(Seollal)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는 한국에서 음력 설을 즐기는 전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한국 음악과 무용 공연”이라고 말했다.
이는 영국박물관이 지난 20일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 공연 등의 행사를 하면서 홍보 문구에 ‘한국 음력 설(Korean Lunar new Year)이라고 표기하자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 공격을 받은 뒤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 네티즌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한국의 음력설‘을 ’중국설‘로 표기해야 한다는 댓글과 게시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언제부터 (음력설이) 한국 것이 됐냐”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에서 온 전통인데 도둑질 하지 마라” “이건 중국 설이라고 부릅니다”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이 우리의 음력설을 기념하는 걸 환영하는데 어떻게 한국설이라고 쓸 수 있지?” 등의 황당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중국 네티즌들의 억지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완전히 다른 명절에 대한 표기임을 밝히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21일 SNS를 통해 “중국 누리꾼들이 SNS로 몰려와 댓글로, 특히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설도 훔쳐 가는 한국’, ‘설은 중국인이 발명’, ‘한국인 죽어라’ 등 어처구니없는 말만 내뱉고 있다”며 “한국의 좋은 문화는 다 중국에서 유래했고, 한국에서 먼저 훔쳐 갔다는 억지 주장만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아시아권 최대 명절인 설에 대해 ‘중국 설’ 대신 ‘음력 설’로 표기하자는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음력 설을 ‘춘제’(春節)로 부르고, 영어로 번역할 때 ‘Spring Festival’로 표현한다”면서 “춘제는 설날과는 유래부터 의미까지 아예 완전히 다른 명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