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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CB·유증'…1년 만에 1100억 당긴 로킷헬스케어, R&D엔 8억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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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두 기자I 2026.05.04 08:11:03

[로킷헬스케어 대해부③]

[이데일리 송영두 임정요 김새미 기자] "로킷헬스케어는 2026년 약 150억원 규모 연구개발 및 임상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요 투자 분야는 연골재생 50억원, 신장재생 50억원, 피부재생 25억원, AI 플랫폼 25억원입니다."

27일 저녁 9시가 넘은 시점에 로킷헬스케어가 자사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지한 내용이다. 그동안 일부 공시 사항을 장 마감 후 초저녁 시간대 공지하던 것 외, 저녁 늦은 시간의 공지는 이례적이었다.

이데일리는 27일 오전 로킷헬스케어 측에 5명에 불과한 연구 인력과 현재까지 판권비 포함 연구개발비용 규모, 연골·신장·탈모 등 재생 기술 개발 활동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공식 입장을 질의했다. 28일 "만나서 설명하겠다"며 기다려 달라던 취지로 답변했던 로킷헬스케어 측이, 답변을 한 당일 저녁 갑작스럽게 연구개발비 관련 계획을 공지한 것이다.

로킷헬스케어(376900)가 지난해 코스닥 상장과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연골·신장재생 플랫폼 개발'을 명목으로 총 476억원을 조달했지만, 실제 연구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8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공모자금이 유입된 이후에도 연구개발비가 오히려 줄었고, 자산처리 연구개발비는 4년 연속 한 푼도 집행되지 않았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공모 176억, CB 300억, 유증 625억원…세 차례 '재생 R&D' 명목 자금 조달

로킷헬스케어 투자 유치 기간을 올해까지 넓혀보면 상장 후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총 세 번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약 176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했고 상장 두 달여 만인 7월에는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올해 3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625억원을 조달했는데 세 번의 자금조달을 통해 총 약 1101억원을 확보했다.

조달된 자금 핵심 사용 목적은 연골, 신장 등 재생 플랫폼 R&D다. 로킷헬스케어는 2025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투자설명서를 통해 공모자금 사용 계획을 제시했다. 핵심은 장기재생플랫폼(ORP) 확대였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5~2027년 3년간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총 81억 9400만원을 집행할 계획이었다. 2025년 한 해만 17억 3800만원을 연골·신장재생 플랫폼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약했다. 상장 당시 보도에서도 '공모자금 절반에 가까운 82억원을 R&D 비용에 배정한 상태'라는 내용이 IR 자료를 인용해 보도됐다.

상장 두 달여 만인 2025년 7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23회차)를 추가로 발행했다. 당시 이용규 로킷헬스케어 재무총괄임원(CFO)은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CB 발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연골재생, 신장재생 등 임상에 투입할 목적”이라고 직접 밝혔다. CB 공시에도 조달 자금 220억원을 ‘연골·신장 임상 시험 비용 및 일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명시했으며 2025년 중 80억원을 집행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공개했다.

올해 유상증자로 유치한 625억원의 자금을 제외하더라도, 로킷헬스케어는 지난해 약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R&D로 투입해야 했다.



공모자금 전액 '운영자금 처리', CB는 8억만 썼다

그러나 2026년 3월 공시된 2025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실제 R&D 집행 내역은 회사가 밝혔던 계획과는 다르다. 상장 공모자금의 경우 176억원 전액이 ‘운영자금 및 기타’로 사용됐다고 기재됐다. 투자설명서에서 연구개발비·마케팅·운영자금으로 세분화했던 계획이 사업보고서에는 한 줄로 뭉뚱그려진 것이다. R&D에 실제로 얼마가 집행됐는지는 사업보고서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CB 300억원은 사업보고서 '사모자금의 사용내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실제 집행액은 7억9700만원(약 8억원)에 불과하다. 2025년 중 80억원을 쓰겠다고 했던 계획 대비 집행률은 10%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292억원은 금융기관에 RP(환매조건부채권) 250억원, 보통예금 42억원으로 예치하고 있다.

재무제표에서 확인되는 연구개발비 지표는 자금 조달 약속과 차이가 크다. 공모자금이 유입된 2025년(14기) 전체 연구개발비 합계는 10억2500만원으로 상장 전 2024년(15억7300만원)보다 오히려 35.0%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2022년 33%에서 2025년 4%로 급격히 낮아졌다.

자산처리 연구개발비도 살펴보면 원재료비·인건비·감가상각비·위탁용역비·기타경비 등 전 항목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0원을 나타냈다. 연골·신장 등 재생 플랫폼 기술 개발 관련 4년간 자산화 요건을 충족하는 개발 활동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형자산 중 개발비 장부금액도 당기말(2025년 말) 기준 0원으로 완전히 소멸했다. 신규 개발비 취득은 없었고 기존 잔액이 전액 상각된 결과다.

반면 공모자금이 ‘운영자금 및 기타’로 처리된 2025년 판관비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지급수수료가 전년(20억 6777만원) 대비 약 80% 급증한 37억 2211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도 4억3002만원에서 18억7540만원으로 336% 폭증했다. 반면 경상연구개발비는 15억 7117만원에서 10억 2337만원으로 35% 줄었다. 공모자금 유입 이후 R&D는 줄고 수수료·광고 비용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로킷헬스케어의 연구개발 인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술연구소는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조직이 피부·연골·신장 재생 3개 플랫폼의 임상 프로토콜 개발과 장기재생 AI 기술 개발까지 전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자산처리 연구개발비가 4년 연속 없었던 것과 관련해 "2021년도에 상장을 하려고 했는데 기술성 평가에서 떨어지면서 회사가 많이 힘들어졌다"며 "기술이 없었던 건 아니고 자금이 없었다. 어떻게든 빨리 상장해서 돈이 있어야 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와 관련해 "CB를 받은 것도 임상 속도를 빨리 내기 위해서 한 것"이라면서도 "임상을 하려면 준비기간이 필요해 집행히지 못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 인력에 대해서는 “회사 조직이 좀 특이하다. 석·박사 연구원들이 기술 개발도 하고 제품 판매도 직접한다. 그러다보니 연구 인력으로 분류가 안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오텍 임원은 로킷헬스케어 자금 조달 상황과 연구개발비 논란에 대해 "상장 후 단 기간에 이런식의 자금 조달을 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조달한 자금을 R&D 비용으로 바로 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임상 준비 때문에 집행이 늦어진 것이라면, 왜 꼭 그 시점에 자금을 끌어왔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결국 억지로 자금 사용 계획을 만들어 자금 조달 명분을 만든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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