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버 자본잠식률 50% 해소에도 실질심사 사유…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중인 레드로버(060300)가 자본잠식률 50%를 해소했음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레드로버는 전일 장 마감 후 삼덕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검토(감사)의견 부적정 등의 사실을 확인했고 최근 반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 50% 이상임을 공시했다. 레드로버는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금 약 288억원, 자기자본(자본총계) 약 74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74.4%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작년 말 기준으로도 레드로버는 자본잠식률 76.6%로 관리종목 사유가 추가(2020년 3월 20일)된 바 있어 코스닥시장상장규정(제38조제1항제10호나목)에 의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레드로버는 이와 함께 8월 19일 기준 자본금 약 400억원, 자기자본 약 212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7.1%를 기록해 자본잠식률 50% 해소 입증 자료 제출했다. 앞서 레드로버는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신고를 통해 반기보고서 제출을 8월 24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레드로버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7월 14일 납입 완료, 56억2286만원)와 전환사채(CB) 전환권 청구(7월 31일 34억9700만원, 8월 7일 15억7500만원, 8월 13일 19억3450만원, 8월 19일 10억3000만원)로 자본금을 늘렸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질심사 중에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면 그것까지 같이 고려해서 판단한다”며 “형식상폐사유 중에 그 사유를 해소해도 실질심사를 다시 한번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 형식상폐사유가 되는데 이를 1년 이내에 다시 ‘적정’을 받아오면 형식상폐사유는 해소되지만 다시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레드로버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벌점 15점 이상으로 실질심사 중(개선기간 2020년 12월 4일)에 있었다”며 “그런데 작년 말과 올해 6월 말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형식상폐사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이 확충되면서 형식상폐사유가 해소됐다고 해도 바로 형식상폐사유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 역시 실질심사사유가 되는 것”이라며 “12월 개선기간까지는 자본잠식률을 제외하더라도 상장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인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레드로버 측은 자본잠식률 50% 외에도 현재는 불성실공시법인 벌점 15점 이상도 모두 해제됐으므로 향후 개선기간을 통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제외는 충분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수철 레드로버 대표는 “불성실공시법인 벌점도 1년이 지나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없어진 상태”라며 “향후 거래소 측에 매출의 안정성만 보여준다면 거래재개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