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기회 찾는 K스타트업]③필라테스·소스·공조기·문자인식 등 다방면 태국 진출
운동·식문화는 물론 AI문자인식·냉방공조까지 아세안 고급시장
“태국 시장 성공으로 아세안 진출까지 넘본다”
[방콕(태국)=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영상보안시스템 전문기업 ‘한국알파시스템’과 냉·난방공조 기업 ‘휴마스터’, 식품용 소스 제조기업 ‘이도’, 필라테스 아카데미 및 장비 유통 기업 ‘HW트레이딩’ 등은 태국을 기술력 및 사업성 확보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 최기장(왼쪽부터) HW트레이딩 대표, 최정근 이도 태국 지사장, 박광현 휴마스터 아태지역 지사장, 오성호 알파시스템 해외사업부 부장. (사진=김영환 기자) |
|
알파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폐쇄회로(CC)TV로 차량번호를 정확하게 판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 중 번호판 인식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이 태국이다. 알파벳을 차량 번호판에 기재하는 다른 아세안 국가와 달리 태국은 ‘악손타이’와 같은 태국문자를 번호판에 사용한다. 번호판 하단에는 77개주(州)의 이름을 작게 기재해 식별이 더 어렵다. 여기에 우기에 쏟아지는 집중호우도 인식의 큰 걸림돌이다.
오성호 알파시스템 해외사업부 부장은 “과거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초당 최소 6프레임, 최대 16프레임까지 번호판을 추적해 번호판을 판독한다”며 “태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아랍어 사용국가를 제외하곤 세계 어디서든 통용된다”고 했다.
필라테스 전문기업 HW트레이딩은 태국의 귀족층인 ‘하이쏘’(하이 소사이어티·High Society)의 운동 문화를 바꾸고 있다.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7000달러 수준이지만 수도 방콕은 2만달러가 넘는다. HW트레이딩은 필라테스를 고급화해 태국 부유층을 파고들어 하나의 문화로 만들었다.
최기장 HW트레이딩 대표는 “K컬처의 인기는 태국의 음식, 옷,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를 넘어 운동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제조한 필라테스 기구 유통뿐만 아니라 스튜디오를 통해 강사를 교육하는 등 필라테스를 태국의 고급문화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길거리 음식이 매우 다양하다. 밥 하나도 현미, 흑미, 백미, 잡곡밥 등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 햄버거 매장에서도 양파, 토마토, 베이컨 등 내가 원하는 식재료를 토핑하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이도가 태국에 진출한 이유다. 최정근 이도 태국 지사장은 “한류 열풍으로 떡볶이 소스 단품으로만 3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한국 소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태국의 고메마켓·탑스마켓 317곳에 11개 품목을 납품키로 했다. 태국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어컨의 30~50% 가량의 에너지만 사용하고도 온도 28℃·습도 40%의 실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휴마스터의 기술은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사업장에 적합하다. 태국 정부와 대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박광현 휴마스터 아태지역 지사장은 “태국은 아세안 지역의 중심인 나라”라며 “태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다른 아세안 국가에 진출이 쉽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