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로보어드바이저 돋보기]③규제완화로 소액투자 허용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수영 기자I 2018.04.28 09:03:0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



미국에서 현재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등장한 시기는 베터먼트, 웰스프론트 등이 출범한 2008년 금융위기 직후로 벌써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해당 시장의 자산규모가 크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이후다. 전통적인 금융사인 뱅가드나 찰스스왑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것이 주요 이유다.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인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규모는 전통적인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운용규모 기준으로 2위인 찰스스왑보다도 네 배 이상 크다. 이처럼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는 핀테크 스타트 업체인 로보어드바어저들과 달리 다수의 고액자산가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오프라인 조직을 통해 투자상담을 하는 등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반면 이 시장을 대중화시킨 베터먼트는 3위에 그치고 있다. 다만 2016년 전년대비 100%이상 성장해 과거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성장률은 핀테크 스타트업끼리의 경쟁시장에 전통적인 자산운용사가 진입하면서 벌어진 일로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스타트업의 시장을 빼앗아 간게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이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한 것은 약 5년 전,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3년 정도됐다.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아직 미국과 같은 대중화 시기에 도달하려면 제도의 개선과 시장규모 측면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미국처럼 대형 금융사들이 진입해야 한다. 대형 금융사들이 해당 시장에 진입해도,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스타트업의 장점인 속도와 각 사별 코어 기술을 활용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투자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 수익을 낼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규제완화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가장 큰 규제는 ‘비대면 일임규제’ 다. 온라인 서비스를 지향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상품을 오프라인으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불완전판매’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고 미국, 유럽,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규제다. 이 결과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은 라이선스 취득을 미루고 있고, 대형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도 테스트 용도의 소규모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또는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 플랫폼 등을 구축할 뿐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다행히 정부는 이 ‘비대면일임규제’를 조건부로 완화해주는 안을 지난 3월 20일 제시했다. 하지만 완화 조건이 지나치게 높아 이를 충족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은 두 곳에 불과할 정도다. 가령 비대면계약을 허용하는 대신 ‘화상통화’로 상품 설명을 해야 하거나, 화상통화마저도 완화 받으려면 자본금 40억원 이상이면서 2년 이상의 트랙레코드를 보유해야 한다. 주식형 알고리즘의 경우 2년간 변경없이 트랙레코드를 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외의 조건들도 모두 기존 대기업 계열 금융사가 아니면 충족하기 어려운 고비용이 발생하는 조건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술기반의 온라인 서비스인 만큼 기존 사람이 운용하는 금융서비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리포팅 기능이나 UI/UX 개선을 통해 우려사항을 해소할 수 있다. 고객 자산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자동적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주거나 하는 방법으로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 금융사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이유라면 고객 투자자산에 한도를 걸어 화상통화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소액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기본 컨셉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여 고객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그러면 소액투자자도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문사에서 일임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최소 위탁자산이 1억원 이상 필요해 여전히 소액투자자들은 투자일임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이제 성장하는 시기다. 해외 사례를 봐도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규제완화를 통해 발전이 있길 바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