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김혜선 기자] 쿠팡은 최저가 판매로 줄어드는 이익을 확보하고자 납품업체에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가격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101개 업체, 360개 상품이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제재한 ‘최저가 매칭’ 사건이다. 올해 2월에는 자체 목표 이익률을 채우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부담을 압박한 행위가 제재 대상이 됐다.
두 사건은 방식은 달라도 쿠팡의 가격 경쟁과 수익성 확보에 드는 부담을 납품업체에 지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맞춤형 쿠폰 비용 전가’ 의혹과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개별 사건에 대한 제재가 이같은 거래 구조를 바꾸는 데 충분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1일 이데일리가 최근 10년간 쿠팡과 주요 계열사 관련 공정위 의결서와 속기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관련 의결서는 모두 16건으로 집계됐다. 중복·후속 결정 3건을 제외한 13개 사건 가운데 10건에서 법 위반 판단이나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인공지능(AI) 기반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문서에 나타난 거래 방식과 사건 간 공통점을 비교했다.
핵심은 쿠팡이 선택한 판매 전략에 따른 손실이나 목표 이익의 부족분을 납품업체 부담으로 메우는 일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최저가 매칭 사건에서는 경쟁몰 가격 인상과 광고 구매 요구가, 올해 ‘목표 마진 강요’ 사건에서는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압박이 문제가 됐다.
지난 8월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사태를 촉발한 맞춤형 쿠폰 의혹 역시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가 쟁점이다. 다만 위법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다. 자체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제조위탁 관련 서면 발급 문제로,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물류 하도급 부당특약 문제로 각각 제재 대상에 올랐다.
쿠팡의 연결 매출은 2016년 16억 7500만달러에서 2025년 약 345억달러로 약 20.6배 늘었다. 거래 규모에 걸맞게 본사와 계열사의 위법행위를 예방할 준법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성과주의와 스타트업 중심의 기업문화가 맞물리면서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체계가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규모에 걸맞은 준법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조직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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