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초보 탈출기]실손보험료가 4월부터 싸진다구요? 지금 갈아탈까요?

전상희 기자I 2017.02.18 08:00:00
[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이 가입해있는 실손의료보험. 개정안에 따라 4월부터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됩니다”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니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모처럼 휴일이니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찾아볼까 했는데 이어지는 기자의 말에 멈칫했습니다. 새 상품은 보험료가 저렴한 ‘착한 보험’이랍니다. 2015년 12.2%, 지난해 19.3%에 이어 올해 19.5%까지 매일같이 큰 폭으로 오른다는 소식밖에 없던 실손보험료가 내려갈 예정이라니요? 졸린 눈 비비며 조금만 더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거 갈아타야 하는 거야?”

◇기본형과 특약형 나눠 판매…보장 한도도 제각각

실손의료보험은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3200만 명이 가입한 대표적인 보험 상품입니다. 이 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해 줍니다. 실제 손실을 보장한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죠.

이 보험이 올해 4월에 개편됩니다. 새 보험상품이 기존 실손보험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나누어 판다는 점입니다. 특약별 보장 한도나 자기부담비율(사고·상해 등으로 발생한 의료비 가운데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계약자가 부담하는 비율)을 각기 다르게 정해 의료쇼핑이나 과잉진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합니다.

새로운 실손보험은 기본형만 선택하거나 특약 1~3개를 선택해 추가하는 형태입니다. 특약1은 도수, 체외충격파, 증식치료를 포함하고, 특약2는 비급여 주사제, 특약3에는 비급여 엠알아이(MRI)가 들어가 있습니다. 특약1은 총 450만원 한도에서 연간 최대 50회까지 특약2는 총 250만원 한도에서 연간 최대 50회를 보장하죠. 특약 3은 총 300만원 한도에 보장횟수 제한은 없습니다. 모든 특약상품의 자기부담비율은 30%입니다.

◇보험료 싸지는 건가요? 비싸지는 건가요?

실제로 기본형 기준으로는 25%가량 보험료가 저렴해집니다. 보장 항목이 줄었으니 보험료가 줄어든 것이죠.

하지만 특약의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20%에서 30%로 늘어난 점을 주목하셔야 합니다. 매달 내는 보험료는 줄었을지 몰라도 사고 등으로 의료비가 발생한다면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만약 특약형으로 분류된 도수치료나 MRI 검사 등을 많이 이용하는 분이라면 기존 보험상품이 더 유리하겠죠.

반면 ‘보험금 청구를 할 일이 별로 없다’고 예상한다면 새로운 보험상품으로 갈아타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새 실손 보험에 가입한 후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한 적 없는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10% 이상 낮춰주는 할인 제도도 생기니 더욱 좋겠죠. 다만 혹시나 이런 할인 때문에 필요한 진료까지 미루시는 분이 생기실까 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보험금 청구 여부를 판단할 때는 급여 본인부담금 및 4대 중증질환 관련 비급여 의료비는 대상이 아니니 해당 진료들은 놓치지 않고 받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사실 잔병치레가 많아 새 보험상품으로 갈아탈 마음은 접었습니다. 보험사에 의료비를 청구할 일이 많을 테니 보험료를 낮추기보단 보장부담을 줄이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입니다. 저처럼 기존 실손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 별도로 신청해야 할 것은 없습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 후 15년이 지나면 자동갱신이 종료된다는 점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보험료는 부담스럽고 병원은 입구도 가본 적이 없다는 제 친구에게는 새로운 보험상품을 추천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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