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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열흘간의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다세대 주택가. 채모(51)·강모(54·여)씨 부부가 세들어 사는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들어서니 코를 찌르는 악취에 숨을 쉬기 어려웠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삼 남매를 키웠을까….” 서울 서대문소방서 의용대원 김숙현(47)씨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고등학생 삼 남매를 키우는 채씨의 집은 가정집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고물상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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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더기가 들끓는 상한 음식물과 페트병, 폐지 따위가 쏟아져 나왔다.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약 100개가 금세 채워졌다. 최대 적재량 700㎏인 쓰레기 수거차가 세 번 오가야 할 정도였다.
삼 남매 가족의 이런 사정은 지난 16일 오후 11시 30분쯤 화재 신고로 알려졌다. 채씨가 제대로 끄지 않은 담뱃불이 집안 물건에 옮겨붙으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했다. 위층에 사는 주인도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이상한 냄새 탓에 구청에 몇 번 민원은 넣었지만, 쓰레기 더미가 가득 차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채씨 부부가 보증금 1000만원·월세 30만원인 이곳으로 온 지는 4년 정도. 경찰 조사 결과 채씨 부부는 15년 전부터 집안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방임을 의심한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삼 남매의 상태가 걱정이었다.
학대예방경찰관(APO) 김모 경사는 “화재 발생 이후 다른 주거지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는 삼 남매는 ‘빨리 취업해 돈을 벌고 부모님과 깨끗한 집에서 잘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삼 남매는 부모의 방치에도 학급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거두는 모범생들이었다. 채씨 부부는 자녀를 방임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경찰은 처벌 대신 재기할 기회를 주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여러 기관이 동참해 새 시작을 도울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이때 나왔다.
경찰은 앞으로도 채씨 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증진센터 연계를 통한 상담과 심리 치료, 부모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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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어려운 경제 형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동 방임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자녀들이 적절히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학교 내에서 따돌림 등 2차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