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인해 국가 신인도 하락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증시의 ‘외톨이 증시’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요 외신 및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언급하며, 특히 포브스의 혹독한 평가를 인용했다. 포브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번 사태가 한국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박 연구원은 국내 경제 상황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심화로 인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 6일 역외환율(NDF) 기준 4.8원 상승한 1422.3원으로 마감했음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이미 ‘외톨이 증시’ 현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은 물론 국내 투자자금에게도 외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정국 불안이 자칫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양털 깎기’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수출이 더 이상 경기의 강한 보호막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심리적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해 내수 경기를 방어할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1월 추가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완화책 고려, 확장적 재정 기조로의 선회, 기업들의 자금경색 위험을 막기 위한 추가 유동성 정책 추진 등이 제시됐다. 또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