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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지내고 출발해도 충분”…가을철 당일치기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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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기자I 2026.09.25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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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목원·폐광산 등 다양
꽃무릇·단풍·이국적 풍경에
숲길 따라 걸으며 계절 만끽

[이데일리 김은아 기자] 여느 때보다 짧은 연휴지만 마냥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차례를 지낸 뒤 출발해도 충분한 당일치기 여행지가 기다리고 있다. 정원과 숲, 산길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당일치기 여행지를 추렸다. 붉은 꽃과 노을이 장관을 자아내는 식물원부터 폐광을 되살린 관광지, 인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진 정원까지 매력도 다양하다.

정원 걸으며 감성 충전 ‘양평 메덩골정원’

‘사색의 계절’에 어울리는 정원으로는 경기 양평 메덩골정원만 한 곳이 없다. ‘인문정원’을 표방하는 이곳은 꽃과 나무 사이로 사유가 깃든 공간이다. 약 20만㎡(6만평) 규모에 조성한 ‘한국정원’과 ‘현대정원’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국정원은 ‘민초들의 삶’, ‘선비들의 풍류’, ‘한국인의 정신’을 주제로 한국 전통 조경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건축가 승효상이 안동 병산서원을 재해석해 설계한 ‘선곡서원’과 옥빛연못 ‘용반연’ 등이 대표 공간이다.
경기도 양평의 메덩골 정원의 ‘위버하우스’ (사진=메덩골 정원)
경기도 양평의 메덩골 정원의 ‘위버하우스’ (사진=메덩골 정원)
지난 6월 문을 연 현대정원은 동서양 철학과 문학이 어우러진 곳이다. 칠레 건축가 마우리시오 페소의 설계로 ‘니체의 미로’를 비롯해 ‘플라톤의 이데아’, ‘붓다의 깨달음’ 등 철학자들에게 영감을 얻은 공간이 이어진다. ‘그리스인 조르바’, ‘어린 왕자’ 등 고전을 모티브로 한 광장을 거닐다 보면 문학소년·소녀의 감성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붉은 노을·꽃무릇 장관 ‘태안 천리포수목원’

청명한 가을 공기는 낙조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노을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을 만나고 싶다면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 제격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수목원으로, 1만60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한 천리포수목원은 서해와 맞닿아 숲과 바다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 가을 풍경 (사진=천리포수목원)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 가을 풍경 (사진=천리포수목원)
연휴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인 꽃무릇도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인 꽃무릇은 잎이 없는 상태에서 강렬한 붉은색 꽃을 피운다. 개화를 시작한 꽃무릇은 10월 중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연휴 기간 수목원을 찾는 탐방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4일부터 26일에는 어린이·청소년 탐방객을 대상으로 수목원 곳곳의 멸종위기 식물을 찾아보는 낱말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퀴즈를 모두 맞힌 탐방객에게는 화분키트를 선물한다. 재활용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놀이터도 운영한다. 민병갈 갤러리에서는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자료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기념한 전시(기억 위의 수목원-The Arboretum on Paper)도 이어진다.

50년 채석장이 관광지로 ‘동해 무릉별유천지’

강원 동해 ‘무릉별유천지’에서는 거대한 광산을 거닐어보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은 1968년부터 약 50년 동안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캐던 광산이었다. 동해시가 채석 과정에서 생긴 절벽과 호수, 산업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폐광을 되살렸다.
무릉별유천지 ‘두미르 전망대’(사진=동해문화관광재단)
무릉별유천지 ‘두미르 전망대’(사진=동해문화관광재단)
광산의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 거대한 회백색 절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석회석을 잘게 부수던 쇄석장은 철거하지 않고 복합문화공간과 전망카페로 바꿨다. 석회석을 캐낸 자리에는 청옥호와 금곡호가 생겨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친수정원 무릉별뜰과 라벤더정원, 두미르전망대 등 새로 조성한 공간도 기존 산업시설과 어우러진다. 가을에는 푸른 하늘과 회색 절벽, 청록빛 호수에 주변 산자락의 단풍까지 더해져 풍경이 한층 선명해진다. 채석장 관리도로를 활용한 오프로드 루지와 알파인코스터, 스카이글라이더 등 체험시설도 즐길 수 있다.

숲속의 작은 유럽 ‘춘천 제이드가든’

강원 춘천 제이드가든에서는 잠시나마 유럽으로 떠나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한 이곳은 영국식 보더가든, 이탈리안 웨딩가든, 이끼원 등 24개 테마 정원을 갖췄다. 각 정원은 테마에 맞는 건축 양식과 식물을 갖춰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제이드가든 수목원 전경(사진=제이드가든)
제이드가든 수목원 전경(사진=제이드가든)
정원 곳곳에서는 본래의 자연 지형을 활용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끼원은 공사 과정에서 계곡 주변에 자생하던 이끼를 발견해 별도 공간으로 조성했고, 은행나무 미로원은 어린 묘목을 수년에 걸쳐 전정해 지금의 형태를 만들었다. 가을이면 150여 종의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큰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숲속 바람길’을 따라 여러 테마정원을 둘러볼 수 있어 온 가족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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