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이용도 '가치소비'..가격 낮추고 혜택 늘리니 '예약 폭주'

최은영 기자I 2015.12.15 07:55:49

호텔업계 메르스 극복하고 연말 성수기 맞아 매출 회복
''잭팟박스'' 열흘 만에 완판..가치소비에 호텔 이용 행태 바뀌어
값나가도 혜택 많은 ''오감만족'' 호텔팩 ''인기''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지난 6~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업계가 연말 성수기를 맞아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경기 불황과 맞물려 고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겨울 패키지 상품 이미지.
달리 일부 가격 대비 혜택 좋은 패키지 상품을 중심으로 매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특급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과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그리고 연말인 31일 점심과 저녁이 90% 이상 예매가 완료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인당 식사비용은 10만원대. 더플라자 호텔 관계자는 “해마다 12월은 호텔업계 최대 성수기로 특급호텔 대부분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만원 세례를 이루지만, 올해는 메르스 사태에 경기 침체 등으로 연말 분위기가 다소 싸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년수준을 회복하는 등 나름 선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겨울 패키지 판매가 전년 대비 20% 신장했다. 크리스마스 패키지는 두 배 가량 판매가 껑충 뛰었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져서라기보다는 가치 소비가 일상화된 세태에 맞게 상품 구성을 달리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올해 메르스로 특히 식음료업장의 타격이 컸던 만큼 연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없지 않다. 객실 예약률을 비롯한 전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올 겨울 소비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가격은 낮추고 혜택은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해왔다. 과시형 소비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지갑을 여는 요즘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반영해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해왔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구매하는 ‘가치소비’는 호텔 이용 행태에서도 나타났다. 가격 대비 혜택이 좋은 상품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롯데호텔서울 ‘잭팟박스’.
대표적인 상품이 롯데호텔서울이 지난해에 이어 올 겨울 2년 연속 선보인 ‘잭팟박스’다. 빨간색 상자에 롯데호텔의 곰 인형과 호텔 레스토랑 점심 2인 식사권, 와인과 맥주 교환권을 기본 구성으로 객실 숙박권, 스파 이용권, 케이크 교환권 등 다양한 상품이 무작위로 담겼다. 잭팟박스의 판매가는 15만원이지만 고객이 선택하기에 따라 최소 21만원부터 최대 7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지난달 20일 1000개 한정으로 제작돼 판매에 들어간 이 잭팟박스는 열흘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됐고 이후 500개가 추가 제작돼 또 다시 매진을 앞두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역시 겨울 패키지 상품의 판매가 전년 대비 50% 늘었다. 호텔 측은 “가격을 2만원가량 낮추고 일찍 예약하면 혜택을 주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지난해 1주에서 올해 2주로 기간을 늘려 진행한 것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반대로 패키지 가격은 1~5만원가량 높이고, 대신 혜택을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특급호텔이라는 가치는 지키면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짓수를 늘려 고객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더 플라자가 오는 24일과 25일 준비한 ‘2015 크리스마스 김소현-손준호 뮤지컬 갈라 디너 콘서트’. 공연과 만찬을 즐기는 가격은 VIP석 20만원, R석 17만5000원이다.
문화상품과 연계한 호텔 식음료 패키지도 부쩍 늘었다. 더플라자는 올 연말에만 김소현-손준호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비롯해 휘성, 울랄라세션 라이브 콘서트까지 공연 세 편을 마련했다. 김소현-손준호 부부의 공연은 90% 이상 예약이 끝났으며, 휘성과 울랄라세션 공연은 각각 80%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과거에서는 호텔을 이용한다고 하면 시설을 주로 떠올렸다면 요즘에는 경험이 강조되는 추세다”라면서 “오감을 만족시켜야 한다. 젊은 층이 호텔에서 식사를 하며 콘서트를 감상하는 건 최근 생겨난 문화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값싼 물건을 찾지 않는다. 맛있는 요리도 먹고 휴식에 문화생활까지. 가치 있다 싶은 상품은 고객이 먼저 알아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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