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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집회에서 ‘응원봉’이라는 새로운 집회 도구가 등장한 상징적 장면이다. 응원봉이란 새로운 도구에 맞춰 집회 분위기도 바뀌었다. 케이팝(K-POP)이 집회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특히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탄핵 찬성집회를 대표하는 집회곡이란 상징성이 더해졌다. 응원봉과 케이팝이 합쳐지면서 집회 현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외신도 이에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은 “케이팝 팬들의 야광 응원봉이 기존의 촛불을 대체하며 시위의 새로운 비폭력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케이팝 응원봉이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새 생명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들어간 축제의 북적임을 보여주면서도 (시위가) 질서정연했다”며 “차세대형 민주주의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응원봉과 함께 집회 주변에 미리 식당의 메뉴 값을 결제하는 ‘선결제 문화’도 퍼졌다. 집회에 참석을 하지 못한 대신 집회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한 새로운 의사 표시 방식이다. 선결제 상점과 메뉴가 급증하면서 이를 정리하기 위한 온라인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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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집회는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초기 태극기 집회는 노년층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2030대 젊은 층의 유입이 늘고 있다. ‘보수집회=노년층’이란 공식이 깨졌다.
태극기 집회의 진화도 엿보인다. 최근 집회에는 태극기, 성조기와 함께 빨간 경광봉이 새로운 집회 도구로 떠올랐다. 또한 젊은층 유입 확대 영향으로 찬송가, 트로트 외에 팝송 등도 틀고 있다. 다만 젊은층의 유입 확대가 최근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의 과반이 203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AFP통신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전하면서 “용인할 수 없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을 수십 년만에 최악의 정치 위기로 몰아넣은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문을 부수고 법원으로 몰려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의 지지 세력은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의 구호를 차용했다”며 “이는 1·6사태로 귀결된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