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제품 가격 인상과 개인서비스 가격 반등으로 근원물가 압력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제유가 불안과 정부의 물가 안정 조치 변화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연말에도 물가 둔화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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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가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를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은행 경제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 중간값은 0.2%다.
전문가 9명 중 5명이 2.8%, 나머지 4명이 2.7%를 예상해 전망치가 0.1%포인트 범위에 집중됐다. 전망대로라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1%에서 9월 2.9%, 10월 2.8%로 두 달 연속 둔화하게 된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지만, 10월에는 추석 이후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상승 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지난달 하락했던 개인서비스 가격이 반등하면서 물가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추석 이후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14%포인트 낮추는 반면, 지난달 하락했던 숙박·차량 임차료 등 개인서비스 가격의 반등은 0.11%포인트 높이며 서로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역시 물가 상승세를 제한할 전망이다.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입 원자재와 소비재 가격에 가해지는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7월부터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수입물가가 안정된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며 “석유류 최고가격제 시행도 유가 상승의 영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10월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칩플레이션’에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까지 겹친 영향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5%로, 내년은 2.3%에서 2.5%로 각각 상향했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 상무는 “가공식품과 스마트폰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상품물가가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6%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10월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4%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유가에 연말 물가 불확실성…내년엔 주거비 부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2.7%로 집계됐다. 다만 연말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 정부의 물가 안정 조치 등에 따라 물가 둔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재개되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면서 연말 물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로 단기간에 사태가 마무리되면 유가 하락으로 물가 둔화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조치도 변수다. 현재 석유류 최고가격제로 국내 기름값 상승이 억제되고 있지만,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조준우 연구원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11월 말 종료되고 연장되지 않을 경우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1%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주거비와 내수 회복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도 변수로 꼽힌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빠르게 상승하는 수도권 주택 임대료는 시차를 두고 내년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 부양 조치로 소비가 살아날 경우 서비스 가격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올해 높은 국제유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내년 물가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준우 연구원은 “현재 유가 수준이 유지되면 내년 2분기부터 석유류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개인서비스 등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돼 전체 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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