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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국내외로 성희롱·성추행 문제가 시끄럽다. 국내 최대 가구기업 한샘에선 여직원 성폭행 논란이 일었고 한림대 성심병원은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는 장기자랑을 강요하기도 했다. 상황은 심각한데 예방책은 미흡하다.
한국의 성희롱·성추행 예방책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하는 강의가 대부분이다. 이영희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성희롱·성추행 관련 상담을 받다 보면 피해자들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너무 없는 것에 대해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며 “효과적인 예방책이 마련됐으면 하는데 아직까진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적·온라인·영화 등 성희롱·성추행 예방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중 특히 예방서적을 강조하는 이유는 집단적인 강의보다 개인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심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무타 카즈에의 ‘부장님, 그건 성희롱입니다’(나름북스·2015)는 성희롱 사건을 촘촘하게 정리해 남자가 성희롱 가해자가 되지 않을 방법을 소개한다. 성희롱의 의미, 연애관계의 성희롱, 남녀의 심리, 직장 내에서 취해야 할 태도, 소송 관련 대응법 등을 현실감 있게 다뤄 출간한 지 2년이 지난 요즘에 다시 찾는 책이 됐다. 최근 성희롱·성추행 예방서적을 찾아 읽었다는 직장인 김진한(32) 씨는 “그동안 사소한 농담으로 생각했던 말들이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에는 성희롱·성추행 예방서적이 턱없이 부족하다. 예스24와 교보문고 등 국내 대형서점에서 판매하는 관련 서적은 26종에 불과하다. 판매량도 저조하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판매량은 예스24와 교보문고 두 서점을 다 합쳐 1239권 정도다.
실제로 지난주 찾은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에는 성추행·성희롱 예방서적이 방문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구석자리에 비치돼 있었다. 이날 서점을 방문한 정은하(28) 씨는 “아무리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면 좀 더 잘 보이는 곳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성희롱·성추행 예방서적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건 아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성희롱·성추행은 가해 당사자가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식 개선을 유도하는 콘텐츠·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성희롱·성교육강의, 예방서적 등을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며 “예방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혜택을 주고 성희롱·성추행을 저지르면 강력하게 처벌하는 채찍과 당근 정책을 적절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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