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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 이적 '촛불 밝힌 노래' 국민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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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구 기자I 2016.12.08 06:34:34

- 심사위원 리뷰
이적 콘서트 '울려퍼지다'
백스크린에 촛불 가득 띄워
앙코르는 '걱정말아요 그대
"분노 잊을 수 있는 세상 오길"

이적의 콘서트 ‘울려퍼지다’의 한 장면(사진=뮤직팜).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 히트곡메이커, 싱어송라이터, 보컬리스트. 세 단어 중 하나만이라도 가수의 이름 앞에 붙일 수 있다면 어떤 자리에 서더라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세 단어는 가수로서 영예로운 수식어다.

그런데 이 셋을 한꺼번에 이름 앞에 걸 수 있는 가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적 탐구로 자신만의 음악색을 갖춘 뮤지션, 아티스트라는 훈장도 더했다. 비판정신과 사회참여 행보로 ‘개념가수’란 호칭까지 더해졌다. 가수로서 완전체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는 이런 현역가수는 희귀함을 넘어 일단 한 명밖에 안 떠오른다. 이적이다.

이적의 콘서트 ‘울려퍼지다’의 한 장면(사진=뮤직팜).
이적이 지난달 27일과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울려퍼지다’ 전국투어콘서트에 돌입했다. 올해 2월까지 1년여간 총 66회 전국 각지를 돌며 소극장투어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대극장투어에 나섰다. 다양한 방식의 공연에 대한 음악적 욕심이 이적을 긴 휴식 없이 다시 무대에 서도록 만들었다. 이틀간 1만 2000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우며 이적 공연에 대한 호응을 확인했다.

이적은 턱시도 재킷의 올블랙 의상으로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등장했다. 첫곡은 ‘노래’. 이적이 초등학교 시절 우상이었던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을 표현한 노래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노래가 삶의 전부인 그에게 ‘노래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줬고 노래는 다시 힘을 내게 해줬고’란 가사의 ‘노래’만큼 의미 있는 오프닝곡은 없을 듯했다.

이어 이적은 감성적인 발라드와 휭키한 그루브 또는 강렬한 백비트로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를 거는 록을 교차하며 그간 폭넓게 펼쳤던 음악적 행보를 따라잡았다. ‘달팽이’ ‘Rain’ ‘거위의 꿈’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행이다’ ‘아무도’ ‘롤러코스터’ ‘짝사랑’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UFO’ ‘압구정 날라리’ 등 히트곡을 연달아 선뵀다.

20년이 넘는 동안 패닉·카니발·긱스 등 프로젝트그룹과 솔로 활동을 통해 록 복고 모던재즈 팝발라드 등 다양한 시도를 거쳐온 이적의 공연답게 음악적 풍성함이 있었다. 세상을 향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UFO’를 부르면서는 촛불을 백스크린 가득 띄우고 분노를 이야기했다. 촛불집회가 토요일마다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적은 “이 노래가 분노의 노래였다는 것을 잊을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좋은 가수의 공연에는 늘 훌륭한 연주가 뒤따른다. 메이트와 아임낫 기타리스트 임헌일 등 뛰어난 연주자가 참여한 백밴드와 코러스도 군더더기 없는 연주, 탄탄한 테크닉과 호흡으로 공연의 격을 드높였다. 이날 연주와 이적의 보컬은 발라드든 록이든 대공연장에 맞게 웅장하고 서사적이며 파워풀한 순간을 연출했다.

앙코르곡으로 올해 메가 히트곡인 ‘걱정말아요 그대’와 패닉시절 초심을 담은 ‘달팽이’ 두 곡을 택해 20여년의 시간을 응축한 것은 공연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선택처럼 보였다. 마지막 인사도 이적다웠다. 내년 새 음반 이야기로 장황한 인사를 대신했다. 히트곡메이커며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에게는 공연과 음반이 삶의 두 축일 것이다.

이적의 콘서트 ‘울려퍼지다’의 한 장면(사진=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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