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TBT 통보 건수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3352건이었으나 2021년 3966건으로 크게 늘었고 2023년엔 4000건을 돌파했다. 대개는 아프리카 등지의 개발도상국(개도국)이 자국 인증 제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나온 통보였다. 개도국 통보 건수 비중이 전체의 83%였다. 우간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26건을 통보했다. 미국(419건)과 탄자니아(326건), 케냐(314건), 르완다(278건), 이집트(264건), 브룬디(246건), 브라질(199건), 중국(191건), 이스라엘(94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중국 등 우리와의 교역이 활발한 국가의 기술 장벽도 한층 높아졌다. 교역량이 많은 15개국의 TBT 통보 건수는 1149건으로 전년대비 5% 늘었다. 우리 수출기업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대응해야 할 현지 시험·인증 부담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분야별로는 식·의약품(21.8%), 농·수산품(21.2%), 화학·세라믹(15.9%) 분야의 기술규제가 많이 늘었다. 전체 2위를 기록한 미국은 에너지 효율과 교통안전 규제를 신설·강화했다. 중국도 국가표준 및 강제인증(CCC) 제정·개정으로 전년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3대 수출국인 베트남도 자동차 관련 규제 증가로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66건을 기록했다.
국표원과 국내 주요 시험·인증 기관은 이 같은 기술장벽 확대에 대응해 현지 시험·인증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우리 수출기업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진종욱 국표원 원장은 “우리 1~2위 수출 상대국인 중국·미국 등 주요 교역국을 중심으로 기술규제가 늘어나는 중”이라며 “우리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산·학·연·관이 힘을 합쳐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