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말 안나푸르나(해발 8091m)에 오르며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모두 등반한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11일 귀국했다. 오 대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몇몇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최근 이탈리아의 유명 등반가 한스 카머란드로부터 '물량 위주의 상업주의 등반'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라인홀트 메스너(1986년 세계 최초로 14좌를 완등한 이탈리아 등반가)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오 대장은 "카머란드는 제가 (과거에) 산소를 사용하고, 헬기로 각 산의 베이스캠프로 이동하고, 셰르파와 함께 등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며 "하지만 메스너는 '(그런 것은) 등반가 개인의 선택이지 논란의 대상이 안 된다'고 했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메스너는 "8000m 이상의 산을 오르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한 행위이기 때문에 산소나 헬기 사용은 경제적 여건과 개인의 선택"이라며 오 대장을 지지했다고 한다.
오 대장은 14좌 완등 경쟁자였던 스페인의 여성 산악인 에두르네 파사반(36)이 '오은선이 칸첸중가에 제대로 등정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서도 "칸첸중가(해발 8586m)의 8450m 부근에 손톱바위라는 포인트가 있다. 메스너에게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했다. 메스너도 '당신이 올라간 게 맞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오 대장은 히말라야 등정 기록·인증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와도 두 번 인터뷰하며 영상 자료를 제시해 칸첸중가 등정을 둘러싼 일부의 의문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14좌 완등 기록과 유명세에 집착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오 대장은 "최근 독일 슈피겔지 기자와 인터뷰하면서도 '인간의 한계를 넘었다'는 극찬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비판이 나와 혼란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