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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여경 보내지 말아 주세요, 이런다. 이해는 간다만”이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최근 잇따라 일어난 경찰의 부실한 현장 대응 능력에 불신을 품은 일부 시민들이 112나 지구대에 신고할 때 여성 경찰관이 아닌 남성 경찰관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
A씨는 이러한 시민의 신고를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고객이 요청사항을 적는 것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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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5일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경찰이 아래층에 사는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남성 B씨(46)를 발견하고 현장을 이탈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출동한 경찰 2명 중 여성 경찰관이 흉기를 피해 도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후 빌라 밖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던 남성 경찰관도 내부로 진입했다가 여경과 함께 다시 밖으로 나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이 현장을 벗어난 사이 B씨는 신고자의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결국 신고자의 아내는 목 부위를 찔렸고,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치료 중이다.
이후 이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청원인은 사건을 담당한 경찰의 파면을 요청하는 청원 글을 올렸고 해당 청원은 23만 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논란이 일자 경찰청은 지난 21일 해당 사건 담당 경찰서인 인천 논현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현장 출동 경찰관들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소극적이고 미흡한 현장대응으로 범죄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와 그 가족, 국민들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