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집행률이나 교육 만족도, 여성 참여자 비율처럼 성평등 개선 효과와 직접 연결하기 어려운 성과지표(KPI)가 대부분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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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예산은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운용한다. 예산 투입 이후 실제 성별 격차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측정하는 성과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일부 사업은 성평등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성과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다수 사업에서 성평등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성과지표를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군 피복비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성과지표를 예산 집행률로 설정했다. 예산을 계획대로 얼마나 썼는지는 알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여군의 복무 여건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예산 집행률이 높다고 반드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아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5회계연도 성인지 예산 결산 자료에 따르면, 전국 광역지자체의 성인지 예산 평균 집행률은 매년 97~98%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목표달성률은 70%대 중반에 머물렀다. 예산은 대부분 집행됐지만 애초 세운 성과목표까지 달성한 사업은 그보다 적었다는 의미다.
다른 사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난다. ‘한-아프리카 청년외교역량 강화교육’이나 ‘재외공관 발령 직원 대상 성평등 교육’ 등은 교육 만족도를 성과지표로 삼고 있다.
일부 일자리 지원 사업 역시 고용 유지율이나 임금 격차 개선 정도가 아닌 여성 참여자 비중으로 성과를 측정한다. 여성의 참여가 늘었는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가 실제 개선됐는지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성평등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운 지표들이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고 우려한다. 단순 비율 측정에 그치는 미시적 접근과 평가 결과가 다음 예산 편성에 반영되지 않는 단절적 구조가 핵심 문제로 꼽힌다.
박노욱 코스콤 상임감사(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세부 사업 단위에서 남녀 수혜 비율만을 따지는 미시적 접근에 머물다 보니, 문서 작업만 많고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양성평등 결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업 성과가 실제 예산 편성에 제대로 환류되지 않고 겉도는 것도 문제”라며 “국가적 차원의 상위 목표와 전략적으로 연계해 제도의 질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제도를 뒷받침하는 국책연구기관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김효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예산센터장은 지난 16일 열린 ‘성인지 예산제도 도입 20주년 기념 국제포럼’에서 “성인지 예·결산서를 작성하고 성과 평가를 하더라도 그 결과가 다음 예산 편성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사업 성과 평가 결과가 다음 예산으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별도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