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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듯하나 대출 및 세제 규제의 스펙트럼을 까마득히 넘어서는 ‘초고가 주택’ 시장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182㎡는 지난 8일 1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4월 거래가(110억원)를 단숨에 뛰어넘은 수치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168㎡는 130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의 한강변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78㎡ 역시 98억원에 손바뀜되며 100억원 턱밑까지 바짝 다가섰다.
올 들어 거래된 100억원 이상 아파트는 총 20건으로 대부분 용산구 한남동이나 강남구 압구정동, 반포동 등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도 핵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나 원펜타스, 한남동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 신축 고급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재건축이 본격화된 압구정 현대 등이 대부분이며 전용면적이 넓은 대형 아파트다.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정책 압박을 뚫고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시중에 쌓인 풍부한 유동성과 급격히 늘어난 초고자산가층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입지의 한강 조망권, 대형 평형, 재건축 희소성을 갖춘 부동산이 자산가들에게 강력한 ‘안전자산’이자 ‘부의 상징’인 일종의 지위재로 인식되면서 초고가 주택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초고자산가들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수준의 보유세 증가분은 자산 보유나 매수 결정을 철회하게 만들 결정적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0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분들은 자산 상당 부분이 주택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고 급격한 보유세 증가는 부담스러워 세제개편 방향이 나타날 때까지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라면서도 “100억원대 이상의 주택을 매매하려는 분들은 증세 여부는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이라 말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보유세 강화 메시지가 일반 주택 시장과 중고가 시장의 수요는 동결시킬지 몰라도, 100억 원대 초고가 주택 시장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초고가 주택 시장은 ‘똘똘한 한 채’ 이상의 ‘슈퍼 한 채’로 가격 상단이 열려있어 중고가 시장과의 가격대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서울 핵심지의 경우 전국구 차원의 자금이 유입되는데다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자산가가 많아졌다”며 “초고자산가들의 경우 보유세보다 자산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보유세가 주택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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