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훨훨 나는데 코스닥 지수는 바닥을 기고 있다. 올 들어 지난주까지 코스피 지수는 4000대에서 8000대로 두 배가량 급상승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900대에서 800대로 오히려 내려앉았다. 코스닥 시장은 다음 달 1일 출범 30돌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지만 생일잔치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코스닥 지수가 1996년 7월 1일 1000에서 출발했으니 30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제자리걸음도 모자라 뒷걸음질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장과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해 활동할 나이가 됐지만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꼴이다.
최근 약 반년간의 코스피 급등과 코스닥 부진은 주로 코스피 시장에 소속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독주에 기인한다. 이례적인 반도체 업종 호황에 힘입어 시중 자금이 이 업종에 쏠리면서 코스닥이 소외당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살 현금을 더 많이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던 코스닥 종목을 팔아치우기까지 한다. 그러나 코스닥 부진의 원인을 반도체 쏠림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코스닥 시장이 아직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원적 배경이다. 닷컴버블 붕괴 등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낭패를 본 투자자들의 과거 경험으로 이 시장은 ‘개미 무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투자자들의 불신은 코스닥 시장 부실이 누적된 결과다.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기술 기업이 마구잡이로 상장됐고, 자본 잠식이 심각한 종목들이 얼른 퇴출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코스닥은 기초체력이 허약해져 바람만 불면 쓰러지는 시장이 된 것이다. 정부도 이런 측면에 주목해 내년 실행 목표로 코스닥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등 3개 세그먼트로 분리하고, 기업의 지배구조와 실적 등을 고려해 세그먼트 간 이동을 허용하는 승강제를 도입하는 것이 주축이다. 스포츠의 리그제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러나 그런 승강제 도입만으로 코스닥 시장 불신이 해소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운영 독립성 제고, 부실기업 신속 퇴출, 우량기업 이탈 방지 등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빈사 상태인 코스닥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근본적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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