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유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지난 일주일 새 30% 안팎의 급등세를 보인 끝에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 둘 다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이 확전 일로로 치닫고 있어 국제 원유 가격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것은 물론 몇 달 내 최고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 영향을 받아 국내 휘발유 값이 서울의 경우 리터당 2000원을 넘은 곳이 속출했고, 경유 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지난달에 비하면 리터당 적어도 200원 이상 급등한 셈이다.
유가 급등은 서민 생계와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가정에서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고 자영업자들이 배달 서비스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자영 트럭 기사를 비롯한 화물운송업자들은 적자 운행을 감수하거나 휴업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한다. 나라 경제 전체도 비상이다. 특히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원가 부담 압박을 크게 받고 있고, 수출업체들도 운임 상승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연초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0%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유가 급등이 물가를 자극해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유가 급등으로 국민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이긴 해도 시장 교란 행위가 개탄을 자아내고 있다. 일선 주유소들이 가격을 담합하거나 판매를 줄이고 재고를 늘리는 식으로 부당 이득을 꾀하는 사례다. 이에 정부가 주유소들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 집중 단속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유가가 오를 때는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현상의 배후 원인을 이번에 확실하게 제거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정유회사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주유소 공급 가격 인하에 나섰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행여 정부 단속의 소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임시변통이 아니길 바란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고유가도 오래갈 게 뻔하다. 이런 비상시에는 정유업계와 일선 주유소들이 자발적으로 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국민 고통을 덜어주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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