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비는 2024년에 21조 8000억원으로 2020년의 15조 6000억원에 비해 6조 2000억원(39.7%)이나 늘어났다. 환자들이 병원에서 지출한 진료비 총액에서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비급여본인부담률도 2021년 14.0%에서 2024년 15.8%로 상승했다.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2014년 41조원에서 2024년 90조원으로 10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하는 일차적 원인은 환자의 실손보험 이용 증가와 의료기관의 수익 증대 욕구가 맞물리며 비급여 의료 시장이 팽창하는 데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과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섞어서 제공하는 혼합진료를 남용하면서 비급여 진료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묵인 아래 경미한 부상을 중상으로 부풀리거나 필요 이상의 장기간 치료를 처방해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의 진료비 지원을 더 많이 받아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은밀하게 확산한 진료비 페이백도 비급여 진료비 급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 한도에 가까운 수준으로 불필요한 비급여 치료를 처방에 끼워 넣거나 허위 영수증을 발행해 고액의 진료비를 선결제하게 한 뒤 그 가운데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로 돌려주는 것을 가리킨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실시한 ‘비정상·가짜 진료’ 조사에서 페이백 행위를 저지른 병원 수십 곳을 적발하고 그중 일부를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페이백은 의료법상 본인부담금 감면 및 환자 유인·알선 금지 조항 위반이며 보험사기에도 해당하지만, 복지부가 이를 의료법 위반으로 단속하거나 처벌한 적이 없었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 과다 이용 방지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도수치료 등 세 가지 진료를 건강보험에 ‘관리급여’ 대상으로 편입해 관리하고 있고, 대상 항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관리급여 제도만으로는 독버섯처럼 퍼지는 페이백 등 비급여 진료 관련 편법·불법 행위를 근절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대폭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