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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세요"…익숙한 집이 낯선 공간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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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0.12.17 06:00:00

英 온라인 체험극 '더블' 국내 상륙
어플 통해 집에서 즐기는 이색 공연
긴장감 높이는 360도 입체음향 사운드
우란문화재단 기획…17~28일 공연

우란문화재단과 영국 이머시브 오디오 씨어터 극단 다크필드가 함께 선보이는 온라인 체험극 ‘더블’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우란문화재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눈을 감으세요. 눈을 뜨면 세상과 단절된 듯한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어폰을 타고 들려오는 건조한 목소리가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끼게 한다. 영국 이머시브 오디오 씨어터 극단 다크필드의 온라인 체험극 ‘더블’은 ARS(자동응답시스템) 전화에서 들을 법한 여성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지시에 따라 식탁 또는 식탁 근처 가까운 테이블에 앉으면 본격적인 공연이 귀를 타고 들려온다.

눈을 감으니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린다.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갑자기 물컵이 떨어진다. 부엌에서 누군가 칼을 건드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숨을 헐떡이는 한 남자가 마치 옆에 있는 듯 속삭이며 말을 건넨다. 익숙했던 집은 어느 새 낯선 공간으로 변해간다. 공간감을 극대화한 360도 입체음향 기술이 모골을 송연하게 만든다.

이번 공연을 제작한 다크필드는 시각이 사라지면 더욱 날카로워지는 사람의 감각에 집중해 40피트짜리 대형 선박컨테이너를 이용한 오프라인 체험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극단이다. 360도 입체음향 기술을 이용해 청각으로 공간과 서사를 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15일 언론시사회로 미리 만난 온라인 체험극 ‘더블’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화면. ‘더블’은 정해진 시간에 스마트폰을 통해 집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색 공연이다(사진=장병호 기자).
‘더블’은 다크필드가 지난 7월 새로 런칭한 ‘다크필드 라디오’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기존 오프라인 체험극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통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베스트VR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을 선보여온 우란문화재단이 비영어권 최초로 한국어 버전 공연을 기획했다. 우란문화재단 관계자는 “‘더블’은 오랫동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던 다크필드와의 협업을 시작하는 작품”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국내 관객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다크필드 라디오’를 통해 정해진 시간에 진행된다. 체험을 극대화하려면 두 사람이 같이 듣는 것이 좋다. 우란문화재단 측은 “가족, 친구, 연인 등 두 사람이 그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함께 체험할 때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오후 6~10시 정각마다 공연을 진행한다. 금요일, 토요일은 오후 11시 추가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 시간은 25분 정도이며 17세 이상만 체험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8000원이며 멜론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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