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11월에도 수도권에 내린 가을비로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당시 서울에서만 낙엽으로 인한 도로 침수 신고가 100건을 넘었다. 특히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에서는 시간당 고작 16㎜의 비가 내렸는데도 도로에 흙탕물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낙엽이 배수로를 막아 빗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을 낙엽은 낭만의 상징이지만 비가 내리면 순식간에 골칫거리가 된다. 도로와 보도에 쌓인 낙엽이 빗물에 쓸려 도로변 빗물받이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빗물받이 위에는 격자형 철재 덮개가 설치돼 있다. 빗물은 격자 사이로 흘러들어 지하 우수관을 통해 빠져나간다. 그런데 물에 젖은 낙엽이 격자 위에 달라붙고 겹겹이 쌓이면 빗물이 들어갈 틈이 줄어든다. 아무리 큰 우수관을 설치하더라도 빗물이 유입되는 빗물받이 입구가 막혀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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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치우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빗물받이의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기존 빗물받이는 대부분 도로 바닥에 설치된 수평 격자를 통해 빗물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낙엽이 격자를 덮으면 배수가 어려워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로와 보도가 만나는 경계석의 측면에 빗물 유입구를 설치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바닥의 빗물받이 입구가 막히더라도 경계석 측면을 통해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 배수방식은 국내 실증 사례를 통해 현장 적용성이 검증된 만큼 필요한 곳에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그렇다고 빗물받이 구조 개선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먼저 침수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빗물받이 입구가 낙엽으로 막힌 것인지, 연결관이나 우수관의 배수용량이 부족한 것인지 살펴야 한다. 전자라면 빗물받이의 막힘을 줄이도록 유입구 구조를 개선해야 하고 후자라면 우수관 용량을 확대하는 등 원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리 주체 간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로의 낙엽 수거는 청소 담당 부서, 가로수 관리는 녹지 담당 부서, 빗물받이는 하수 담당 부서로 업무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낙엽으로 인한 침수를 막으려면 이들 부서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 서울시도 2022년 가을철 침수 피해를 계기로 이듬해 관련 부서 간 빗물받이 유지관리 협력체계를 운영한 바 있다. 가로수 분포와 도로 경사 등을 고려해 특별관리노선을 지정하고 호우 예보 시 집중청소도 추진했다. 이러한 부서 간 협력이 일회성 태스크포스(TF) 운영에 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지자체가 관련 부서의 역할과 공동 대응 절차를 명확히 정하고 부서 간 협업을 일상적인 관리 업무로 정착시켜야 한다.
도시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수관로와 빗물펌프장, 저류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그러나 시설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꾸준히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도시의 안전은 얼마나 많은 시설을 갖췄느냐만큼이나 그 시설을 얼마나 제대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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