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들아, 날 살려라

조선일보 기자I 2009.04.28 12:00:00

미리 만나는 올 유행 샌들의 모든 것
더운 날씨 타고 벌써 달려온 샌들…밝은 색상, 높은 굽이 유행
유혹은 발끝에서 시작된다

[조선일보 제공] 집 나갔던 샌들이 돌아왔다. 그것도 4월에! 예년보다 높아진 기온 탓이다. 백화점의 여름 샌들 코너는 벌써 북적거린다. 따스한 햇살 아래 어여쁜 발 맵시를 한껏 뽐낼 수 있다는 생각에 여성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살인적인 굽 높이의 킬힐 스타일, 여전사의 이미지를 만들어줄 글래디에이터 샌들, 여성미가 깃든 토오픈슈즈까지…. 올여름 여성들의 발을 호화스럽게 만들어줄 최신 샌들 스타일을 소개한다.

◆그렇게 높아도 괜찮겠니?

올여름 샌들의 전체적인 키워드는 바로 '레트로(retro)'. 화려한 원색과 보석을 사용한 '복고적 느낌'의 스타일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빨강과 초록, 파랑과 노랑처럼 극과 극인 컬러를 조합해 포인트를 주거나 원석 등을 활용한 장식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롯데백화점 양병조 구두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이번 시즌에는 어두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낙천적인 컬러의 샌들이 늘었다"며 "깔끔하고 정돈된 라인에 보색 대비 등 새로운 컬러 조합들이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 Getty Images 멀티비츠·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스타일 대표주자는 단연 '킬힐'. 굽 높이가 최소 12㎝ 이상은 돼야 여기에 낄 수 있다. 신는다는 느낌보다는 '올라선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킬힐이 아닐 바엔 죽음을 택하겠다'는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이 중에서도 앞 굽에도 2㎝ 정도의 높이를 줘 편안한 착용감과 안정감을 주는 '가보시힐', 굽이 가늘고 높은 '스틸레토힐'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그녀, 푹푹 찌는 날 부츠를 신었다

부츠와 글래디에이터 스타일도 트렌드를 이끈다. 멋쟁이를 자신한다면 '부츠는 겨울'이란 고정관념은 버리는 게 낫다. 올여름엔 부츠를 신고 다녀야만 진정한 멋쟁이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름부츠의 애칭인'섬머부티(summer bootie)'는 발목까지 오는 앵글부츠보다 짧은 부츠. 더운 날씨를 감안, 굵은 가죽 밴드를 활용해 발등이나 발 앞부분을 드러내는 스타일로 변형됐다. 요란스럽지 않은 미니멀한 디자인에 광택 나는 에나멜 소재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로마 병정들이 신은 디자인과 비슷해 이름 붙여진 '글래디에이터 샌들'도 인기 예감 아이템이다. 굽이 낮고 얇거나 굵은 가죽끈으로 얼기설기 발등을 감아올린 스타일을 총칭한다. 고대 로마인들이 신었던 낮은 굽의 가죽끈 샌들에서 따온 형태의 신발인 만큼, 상대적으로 와일드한 매력을 강조할 수 있다.

◆잘못 신으면 "너, 싸우러 왔니?"

그렇다면 샌들과 스타일을 모두 살리기 위해선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가장 주의를 요하는 스타일은 글래디에이터 샌들. 가뜩이나 야생적인 분위기가 나는 신발에 옷까지 털털한 스타일로 입는다면 자칫 '여전사'를 연상시킬 수 있다. 남자들의 경계 1호가 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와일드한 샌들에는 시폰 원피스를 매치해 여성스러움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킬힐을 신는다면 미니스커트·핫팬츠처럼 짧은 하의와 매치하는 게 좋다. 롱 다리 효과를 제대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의상이 부담스럽다면 몸에 착 붙는 밝은 색상의 레깅스를 겹쳐 있는 것도 트렌디하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칫 무리하게 킬힐만을 고집한다면 발 앞꿈치에 지나친 압력을 주게 돼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심할 경우엔 허리나 무릎에 병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3~4㎝의 중간 굽 높이 신발과 자주 교환해 신어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현대백화점 박철희 구두 바이어는 "올여름 샌들은 섹시한 스타일은 더욱 섹시하게, 귀여운 스타일은 더욱 사랑스럽게 디자인되었다"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분위기에 맞는 샌들을 선택해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잘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관련기사 ◀
☞요즘 산에서는 ''山色''이 통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