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할 중앙 행정기관 명단에 외교·국방·통일부도 포함시킨 것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주에 외교·국방·통일부를 포함한 44개 중앙 행정기관을 내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졸속 행정”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국가 안위를 흔드는 자해적 결정”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외교·국방·통일부의 세종 이전에 대한 반대론에는 무시하지 못할 근거가 있다. 주한 외국 공관 110여개가 서울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세종으로 가버리면 외교에 차질이나 비효율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는 장·차관과 대사 등 고위급뿐 아니라 국·과장 등 실무급도 수시로 교류하며 이뤄진다는 점에서 지리적 이격이 초래할 문제점을 외면할 수 없다. 합동참모본부 등 군의 최고 지휘부도 서울에 있다. 안보 위협이 급박하게 닥칠 경우 세종으로 간 국방·통일부가 군 지휘부와 신속·긴밀하게 협의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외교·국방·통일부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이고, 그런 내용의 법안들이 이미 의원 입법안으로 국회에 상정돼 있다. 외교·국방·통일부의 세종 이전이 최근 한 달 새 느닷없이 결정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가 “올해 3월부터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그동안 별말이 없다가 지난주에 갑자기 확정된 정책으로 발표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을 일으킨 데 있다.
정부는 외교·국방부의 경우 건물을 신축한 후 2031년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때까지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여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안보 분야 행정기관의 세종 이전 시점을 못 박아야 할까. 외교·안보 환경과 기존 관련 인프라 등 여건을 먼저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중앙 행정기관 지방 이전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긴 해도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이전은 돌발 사태에도 대응에 차질이 없으리라는 확신을 확보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