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자본잠식 부실기업, 지난해 4500여곳…유동성 지원 필요”

김응열 기자I 2025.03.23 11:00:00

한경협, 기업부실예측 분석…부실기업 숫자, 6년來 최대
부동산·임대업 부실 24.1% 최고…건설업은 6년새 2배↑
“리스크 확대…유동성 지원하고 상법 개정 재논의해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한 부실기업이 전년 대비 늘어 약 4500곳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인한 업황 부진과 고금리 등 영향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부실기업 숫자와 외감기업 중 부실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추이.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기업부실확률예측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해 부실기업 수를 진단한 결과 금융업을 제외한 전체 외감기업 3만7510곳 중 11.9%인 4466개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것으로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23년 부실기업 수인 4350개사보다 116개사(2.7%)가 증가하는 수치다. 최근 6년(2019년~2024년)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비중도 2023년 11.7%보다 0.2%포인트 늘어난다.

자본잠식은 초기 투자한 자본금이 적자 누적으로 인해 줄어드는 상황을 말한다. 자본금이 일부 손실을 본 경우 부분자본잠식, 자본금을 완전히 잃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되면 완전자본잠식이다. 기업이 지고 있는 부채가 자본을 초과한 상태다.

외감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부실해질 확률은 최근 6년 중 지난해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부실확률은 8.2%에 달했다. 2019년에는 5.7%였으나 △2020년 6.4% △2021년 7.3% △2022년 7.9% △2023년 8% 등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탔다.

외감기업들의 부실확률을 높인 주된 업종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다. 이 산업의 부실확률은 24.1%로 분석됐다. 이어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5.7%)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4.2%) △예술, 스포츠, 여가관련 서비스업(14.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건설업은 6.1%였고 사업시설 관리 및 지원서비스업은 5.7%로 집계됐다. 수도,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은 4.3%였으며 도소매업 4.1%, 제조업 2.8%로 나타났다.

조사 업종 중 부실확률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업종은 건설업이었다. 건설업의 부실확률은 2019년 3.3%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에는 3.9%로 올랐고 △2021년 4.4% △2022년 5.2% △2023년 5.3%에 이어 지난해에도 0.8%포인트 상승했다. 6년새 오름폭은 약 2배에 달한다. 이밖에 전문과학업종은 지난해 부실확률이 2019년보다 1.8배 뛰었고 광업은 같은 기간 1.6배 늘었다. 정보통신업과 교육서비스업은 각각 1.5배 올랐다.

한경협은 건설업의 부실확률이 특히 급등한 원인으로 고물가로 인한 건설 수주 부진 지속과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진 고금리, 부동산PF 부실 등을 지목했다. 실제 건설업은 생산 위축과 투자 감소를 동반하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부실기업이 늘어나면 실물경제 악화와 함께 금융시장 리스크가 확대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다”며 “자금조달 비용 완화와 유동성 지원으로 부실위험을 줄이는 한편, 원활한 사업재편을 저해하는 상법개정안을 국회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