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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부 피해자의 소송제기가 곧 모든 피해자에게 미치지 않는다. 소송을 낸 피해자에게만, 그것도 각자 자신에게 발생한 손해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GS칼텍스 사건에서 원고로 나선 2201명이 단 한 명도 배상받지 못했고, 비슷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인 옥션과 네이트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법안이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그 증명 단계를 없앤다. 소송에서 빠지겠다고 별도로 신고하지 않는 한 유출 피해자 전체가 처음부터 원고가 되고, 앞선 곱셈 결과는 그대로 소장에 적힌다. 이 법안은 특히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담고 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손해배상 청구에 적용하고, 제외 신청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로 자동 포함하며, 법 시행 전에 이미 끝난 일까지 기한 제한 없이 소급 적용한다.
이 3가지를 동시에 채택한 나라는 주요 7개국(G7) 어디에도 없다. 자동포함(옵트아웃) 방식을 쓰는 미국과 캐나다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으며, 소급한 전례는 영국 하나뿐이다. 그나마 영국도 경쟁법이라는 단일 분야에만 문을 열었고, 재판 절차만 소급했을 뿐 소멸시효는 건드리지 않았다. 제도 도입 때 예비심사와 성공보수 금지를 비롯한 5가지 안전장치도 뒀다. 프랑스 상원 역시 법적 위험을 예견할 수 없었던 경제주체들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소급 적용을 부결했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미국 의회는 1995년 증권소송개혁법을 제정하면서, 벤처캐피털 회사의 3분의 2 이상이 소송을 두려워해 자사 성과를 외부에 알리기조차 꺼린다는 사실을 보고서에 명시했다. 투자는 소송이 끝나야 비로소 멈추는 것이 아니다. 소송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이 도는 순간부터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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