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해양정보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 자료에 따르면 최근 4주 동안 하루 평균 약 5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안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이란산 원유는 거의 없었다.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등 오만만 연안 원유항을 통해서도 하루 약 250만배럴이 추가로 수출됐다. 이를 합치면 전쟁 이전 역내 원유 수출량의 4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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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또한 10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정도까지 치솟지는 않았다. 중국이 자국 비축유를 사용하고 원유 수입을 줄인 것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다.
탱커트래커스닷컴의 사미르 마다니 공동창업자는 “이란의 봉쇄가 미국의 봉쇄보다 훨씬 허술하다”며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틀어막을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 걸프 아랍국 고위 당국자는 시간이 어느 쪽에도 유리하지 않지만 막대한 경제적 압박을 받는 이란 쪽의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받는 압박은 경제적 고통보다는 정치와 여론의 문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날도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제한적인 군사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요르단과 쿠퀘이트에 위치한 미군기지, 미국 관련 선박을 공격하고, 미국은 이란혁명수비대(IRGC) 관련 표적과 이란 유조선을 타격하는 등 서로 맞보복을 주고 받는 식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공격 강도를 신중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최대 경제국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자제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란의 주요 도시를 폭격하거나 군·정치 지도부를 직접 겨냥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절제된 충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를 시행했을 당시 이란 당국자들은 약 5개월은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란 리알화 가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으며 물가는 상승하고 휘발유 부족도 일상화됐다. 이란 정부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미 국무부 관료 출신인 존스홉킨스대의 발리 나스르 중동학 교수는 “이란의 계산은 결국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야 하고 양보도 해야 한다 하더라도 군사적으로 더 큰 압력을 가한 뒤라면 양보해야 할 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란에 있어 굴복 보다는 확전이 더 가능성 높은 선택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11월 중간선거 역시 확전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 이란 전문가는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이란은 ‘도대체 우리가 왜 트럼프에 대한 압력을 덜어주면서 양보해야 하나. 선거에서 고통을 느끼게 하자’는 쪽”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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