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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찜한 반등…AI·테크주에 달렸다 [이정훈의 코인 위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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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7.05 11:22:17

비트코인 3주 만에 상승 전환…주간으로 4.3% 반등
ETF 자금 이탈 우위…미국 내 투자자 심리도 좋지 않아
뉴욕증시 테크주 및 SK하이닉스 ADR 상장 흥행 주목
"코인 투자자 관심 멀어져…장기매력 회복까지 기다려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시장이 3주 만에 힘겹게 반등을 이뤄냈다. 다만 미국 내 투자자들의 심리가 좋지 않은데다 기관투자가와 대규모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여전한 가운데 나온 반등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주 뉴욕 증시에서의 인공지능(AI)을 위시한 빅테크주 동향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찜찜한 반등…AI·테크주에 달렸다 [이정훈의 코인 위클리뷰]
5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6만270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주간으론 4.3% 정도 올라 3주 만에 반등했다. 이더리움은 176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주간 기준으로 11%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과 달리, 주 후반에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상대적으로 수급 여건이 괜찮은 편이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2일 11거래일 만에 순유입을 기록하긴 했지만, 주간 내내 자금 이탈 압박이 거셌다. 시장에서는 추가 이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자금 유출이 많은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며, 이러한 매도 압력은 당분간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순유입 규모가 최고치였던 630억달러에서 현재 51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정점 대비 110억달러 이상이 ETF 시장에서 빠져나갔다는 의미”라며 “현재의 자금 유출은 지난 2월 저점보다도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자금 유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세이파트는 “자금 유출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기관투자가들의 유입을 뒷받침했던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 전략이 대부분 청산됐고 스트래티지(Strategy)가 비트코인 보유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투자자들의 관심과 자금이 다른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현재 시장에는 비트코인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투자 대상들이 많은데, AI산업과 우주산업이 투자 자금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동시에 빨아들이고 있다”고 봤다.

이는 최근 가상자산시장 주된 동력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 투자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프리미엄지수가 지난 5월19일부터 무려 47거래일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사상 죄장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베이스에서의 비트코인과 글로벌 평균 가격 간 괴리를 나타낸 지표로, 이 수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미국 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흐름과 투자심리가 해외 평균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다보니 해시덱스(Hashdex)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사미르 케르바지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건전성 문제라기보다 투자자들의 자금 배분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본은 관심과 서사를 따라 움직인다”며 “과거에는 가상자산이 이런 흐름의 수혜를 입었지만,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 대규모 기업공개(IPO) 시장, 그리고 금리 전망에 따른 거시경제 포지셔닝이 투자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며 시장 관심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케르바지는 “은행, 증권사, 결제업체 전반에서 기관투자자를 위한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의 규제 명확성도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미 의회가 올여름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통과시킬 경우 이러한 규제 환경 개선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당분간 가상자산시장은 미국 증시에서의 테크주 투자 동향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주 10일에 있을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은 주요 이벤트다. SK하이닉스는 ADR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최대 30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인데, 이번 주 기관들의 수요예측 과정에서 메모리에 대한 미국 투자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만 떼놓고 보면 AI 업종에 대한 불안감은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스의 컴퓨팅 자원 판매 조짐은 시장을 뒤흔들었다. 메타는 그간 AI 컴퓨팅에 막대한 자본을 쓰던 기업인데, 이를 외부에 판매한다는 것이 AI 컴퓨팅 자원의 공급 과잉과 내부 수요 부족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지난주 마지막 2거래일에 반도체 장비와 생산 기업 주식의 투매로 이어졌다. AI와 반도체 종목으로 묶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틀 동안 11%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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