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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 첫날 13% 급등…AI 투자 열기 재확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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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11 05:27:18

265억달러 조달하며 외국기업 최대 미국 IPO…첫날 1억600만 ADR 거래
최태원 "주가 안정이 우선…성과 입증되면 추가 미국 상장도 가능"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 첫 거래에서 13% 가까이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AI 메모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최태원 SK회장 및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서 미국예탁증서(ADR)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나스닥 제공)
최태원 SK회장 및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서 미국예탁증서(ADR)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나스닥 제공)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는 공모가(149달러)보다 12.76% 오른 168.01달러에 첫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170달러로 공모가 대비 약 14%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고, 장중 177달러까지 오르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했다. 첫 거래일 거래량은 1억600만 ADR을 넘어섰다.

이번 상장은 265억달러(약 40조원) 규모로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체 IPO 기준으로도 지난달 스페이스X와 2014년 알리바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공모로 기록됐다. 공모는 7배 이상 초과 청약되며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에 적극적으로 베팅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MD 등의 AI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세계 1위 업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630% 상승했다. 최근 AI 투자 증가세 둔화 우려로 사상 최고가 대비 25%가량 조정을 받았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나스닥 개장식에서 “오늘은 SK하이닉스에 매우 자랑스럽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HBM은 AI 혁명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AI 시대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메모리 서비스(Memory-as-a-Service)’ 사업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 외 지역에서 총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미국 투자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벨리펀드의 류타 마키노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시장의 수급은 최소 2028년까지 매우 타이트할 것”이라며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신중하게 늘리고 있어 단기간 공급 과잉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AI가 메모리 산업을 기존 PC·스마트폰 중심의 경기순환 산업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투자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디저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관련 수요가 약해지는 것이 메모리 호황을 끝낼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며 “수요가 흔들리면 현재의 메모리 랠리도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상장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ADR은 이날 서울시장 보통주 환산 가격보다 약 16%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베일리 기포드와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 등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는 “미국 투자자들의 잠재 수요가 분명히 존재했다”며 “첫날 거래량이 유통 ADR의 절반 수준에 달한 점을 보면 장기 투자자뿐 아니라 단기 매매도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향후 추가 미국 증시 자금 조달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더 나은 수익률을 보여줄 수 있어야 투자자들의 수요도 커질 것”이라며 “우선 해야 할 일은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투자자 수요가 충분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추가 ADR 발행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미국 상장이 침체됐던 아시아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역시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시장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미국 상장이 침체됐던 아시아 기업들의 미국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SK하이닉스 흥행이 후속 대형 IPO의 투자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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