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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승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서로 듣고 싶은 라디오 채널이 다를 수 있고, 상반된 음악 취향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어린 자녀와 함께할 때에는 아이들 취향에 따라 선택된 동요를 모든 탑승객이 함께 들어야 하거나, 낮잠 자는 아이를 위해 음악 없이 조용한 실내를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
운전석에서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보조석에서는 강렬한 비트의 힙합을 동시에 들을 수 있을까. 가능하다. 자동차 속 멀티음장을 구현하는 기술,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SSZ, Separated Sound Zone)을 현대차그룹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운전석, 보조석, 뒷좌석 등 각 공간에서 독립된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음장(소리가 존재하는 공간)’을 형성하고 제어해주는 기술이다. 차량 내 스피커 배열의 최적화, 반사파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알고리즘, 음향의 출력을 제어할 시스템 등의 기술을 차체에 적용해 각 좌석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게 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이 적용된 차에서는 좌석마다 다른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를테면 운전석에서는 클래식을, 뒷좌석에서는 힙합을 들을 수 있다. 또 꼭 음악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운전석에서는 라디오를 듣고 보조석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각 좌석에 따라 다른 음향을 틀어도 음이 중첩해 들리는 간섭이 발생하지 않아 자리마다 별도로 방음시설이 구비된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운전자가 아닌 탑승자에게 불필요한 소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음성이나 각종 자동차 경보음은 운전자의 필수 정보지만 동승자에게는 소음처럼 느껴질 수 있다.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이 있다면 이런 자동차의 정보성 음향을 운전자에게만 집중하게 해 나머지 좌석은 정숙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각각의 좌석이 독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현재 양산화 시스템까지 구축이 완료됐다(자동차 OEM으로써는 세계최초). 머지 않은 시점에 양산차에 적용 후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강덕 연구위원은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자동차 내에서 즐길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기술”이라며 “개인에게 독립된 오디오 공간을 부여해 자동차가 더 친화적인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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