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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빌라 허물고 아파트 올렸더니 '살 집' 줄었다…해결책은 용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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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I 2026.09.14 0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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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허물고 아파트 올렸는데 가구수 줄어…"재개발지 용적률 상향해야"
최근 3년간 서울시 재개발 19곳 중 절반이 가구수 ‘순감’
빌라 2.4만 가구 허물고 아파트 세웠더니 870가구 늘어
‘멸실 적은 주상복합’ 착시 걷어내니 가구 순증률 뚝
공동 부지 및 가구 면적 늘어난 탓…재건축은 공급 효과 뚜렷
與野 용적률 상승 줄다리기…130% 반영시 2.2만 추가 확보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재건축(노후 아파트)과 재개발(저층 빌라 등 노후 주거지) 등 정비사업을 통해 2만가구 순증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재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낡은 빌라촌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세운 곳 중 절반 가까이는 멸실가구 대비 새로 생긴 집이 더 적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모아타운’ 등 재개발 촉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8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3일 이데일리가 확보한 ‘서울시 최근 3년(2023~2025년) 준공 구역 순증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준공된 전체 재개발 구역 36곳의 총 순증 물량은 7006가구다. 서울시가 주장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순증 1만 9915가구의 35.2% 가량이다. 하지만 기존 주택이 멸실되지 않거나 적은 상업지역 및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17곳이 6136가구로 순증 물량의 87%를 차지했다.

대부분 고용적률을 적용한 주상복합이 들어섰다. 중구 입정동 세운3-1, 세운3-4·5 구역 재개발로 지어진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1, 2단지의 경우 멸실이 ‘0’인 덕에 건립 물량 814가구가 그대로 순증물량이 됐다. 고밀도 주상복합은 통계상 주택으로 잡히지만 학교 등 주거 인프라가 부족해 아파트 와 비교해 선호도가 낮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단독]빌라 허물고 아파트 올렸더니 '살 집' 줄었다…해결책은 용적률
[단독]빌라 허물고 아파트 올렸더니 '살 집' 줄었다…해결책은 용적률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 서울 행당7구역의 2019년(위)과 현재(아래) 모습. 노후 다세대 주택 과밀 지역이었으나 정비사업으로 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단지 및 공원(행당근린공원)으로 변했다.(사진=서울시 S맵)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 서울 행당7구역의 2019년(위)과 현재(아래) 모습. 노후 다세대 주택 과밀 지역이었으나 정비사업으로 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단지 및 공원(행당근린공원)으로 변했다.(사진=서울시 S맵)
노후 다세대 주택 등을 허물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재개발 구역 19곳의 경우 3년간 총 순증 물량이 870가구에 불과했다. 기존 주택 2만3848가구를 부순 자리에 새 아파트를 올렸지만 실제 늘어난 가구수는 3.6%에 그쳤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멸실이 거의 없는 상업지역 등에 들어선 주상복합을 포함한 뒤 “재개발로 인한 가구수 순증효과가 27.4%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후 재개발 구역 19곳 중 8곳은 건립 가구보다 멸실 가구가 더 많았다. 지난해 준공된 행당7구역(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은 1570가구를 허물고 958가구가 건립돼 612가구가 순감했다. 2024년 준공된 미아3구역(북서울자이폴라리스)은 1482가구가 멸실됐으나 건립물량은 1045가구로 437가구가 줄었다.

빌라 허물고 아파트 짓는데 가구 수 줄어드는 이유는

고층 아파트를 올렸음에도 가구수가 줄어든 이유는 도로, 공원 등 공동이용 시설설치에 따라 가용 면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달동네 ‘쪽방’이었던 곳이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가구당 단위 면적이 전용 59㎡, 84㎡ 등으로 대형화된 이유도 있다. 건폐율이 법적 상한(60%)에 가까운 노후 다세대 밀집지역과 달리 최근 아파트 단지는 동간 거리와 일조권 등을 고려해 건폐율이 20% 초반에 불과한 것도 가구수 순증이 어려운 이유다.

600가구 넘게 순감한 행당7구역의 경우 정비구역 면적이 4만 8345.3㎡이나 공원과 도로 등이 정비기반 시설로 제외돼 아파트 부지는 3만 3316.2㎡(68.9%)으로 줄었다. 여기에 건폐율 21%, 용적률 250%로 설계돼 지상 35층으로 높게 지었음에도 연면적은 12만 1304㎡에 불과해 전체 가구수가 쪼그라들었다. 용적률 상한(250%) 안에서 넓은 동간 거리, 단지내 조경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가늘고 높게(저건폐율, 고층) 짓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재건축 사업은 재개발과 달리 가구수 순증 효과가 또렷했다. 이 기간 동안 준공된 재건축 23곳의 총 건립물량은 4만 2107가구로 멸실 2만 9198가구 대비 44.2%(1만 2909가구) 증가했다. 2024년 준공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이 멸실(5930가구) 대비 두 배가 넘는 1만 2032가구를 건립하며 6102가구가 순증한 덕이다. 다만 광진구 자양1구역(-473가구)과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127가구) 등 2곳은 멸실가구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저층 주거지의 경우 정비사업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함께 보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예시로 든 행당7구역의 경우 소방차가 골목 안으로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초과밀 지역이었던데다 근린공원 및 교육, 편의시설 등 주거 기반시설이 부족했으나 재개발 사업으로 개선됐다. 전영진 도시미래종합기술공사 도시정비사업본부장은 “꼭 공급 순증이 아니어도 낡은 집을 새로 지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재개발 사업이 저렴한 소형 주택의 대규모 멸실을 동반해 서민 주거환경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당7구역의 경우 재개발 이전 1570가구가 살았으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원수는 531명으로 나머지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얻지 못했다. 재개발로 들어선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77㎡의 최근 실거래 가격은 27억원이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재개발 사업으로 서민이 살 저가주택이 대규모로 멸실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주거안정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적률 완화시 공급 숨통트나…인프라도 고려해야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물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용적률 상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여야가 검토하고 있지만 이견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용산구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120% 높이고 완화분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을 짓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민간·공공 구분없이 130%로 높이자고 맞서고 있다.

기존 준공 결과에 여야안을 대입할 경우 효과는 엇갈린다. 130%를 일괄 상향할 경우 멸실이 더 많았던 정비구역 10곳 중 7곳이 순증으로 전환하며 기존 공급량 대비 2만 2380가구의 대규모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여당안을 반영할 경우 추가 확보물량은 9899가구, 순증 전환 구역도 5곳으로 쪼그라든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의 경우 주택난이라는 매우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으나 용적률 상승으로 인한 과밀화와 인프라 부족 등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실수요자가 원하는 주거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정교한 용적률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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