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구독 확대하는 삼성·LG…해외시장서도 성공할까

김소연 기자I 2025.01.14 05:45:00

삼성전자 지난해 연말부터 ''삼성 구독클럽'' 시작
삼성, 인도에선 이미 스마트폰 구독 형태로 운영 중
LG전자 역시 말레이시아·태국 등 시작…인도도 고민
"가전에 서비스 덧붙이는 구독모델, 해볼만한 시도"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가전 구독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도 구독모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진다. 삼성은 뒤늦게 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한 만큼 해외 진출 계획 역시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구독 형태와 유사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이미 펼치고 있다. 인도에서도 스마트폰 구독서비스가 목록으로 올라와 있다. 구독한 사람에게만 스마트폰 무상 수리, 케어 서비스 등을 해주는 식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솔루션을 이용 가능하도록 하며 인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매니저가 방문 고객에게 ‘삼성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AI 구독클럽’을 시작했다. 가전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고 초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최신 제품을 경험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맞물리며 가전 분야에서 구독 사업모델이 본격화했다.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가정용 집사 로봇인 ‘볼리(Ballie)’와 갤럭시 스마트폰 모두 구독사업을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LG전자(066570)는 이미 해외에서 구독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첫 시작으로 대만, 태국 등 동남아에서 가전 구독사업을 시작했다. 말레이시아는 앞서 코웨이가 정수기 구독 모델을 성공한 지역으로, 구독 모델의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곳이다. LG전자는 향후 인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의 구독 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인도 시장에서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등 인도에서 1등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조 CEO는 “인도가 에어컨 보급률이 10%가 안 된다”며 “인도 70~80%가 냉장고와 세탁기 없이 살고 있어 보급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구독 모델은 고가의 가전을 한번에 살만큼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지역에서 구독 형태로 조금 더 고가의 모델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구독 판매방식이 가전 구매 허들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셈이다.

구독으로 이용가능한 LG 프리미엄 가전 주요제품.(사진=LG전자)
다만 시장의 소비 수준이나 문화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다를 순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엔 쉽지 않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구독 사업은 제조사가 서비스까지 함께 붙여 가전 경험을 확대하는 차원”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에어컨 필터, 정수기 필터 등 소모품을 제공하고 케어 서비스를 함께하는 방식의 구독 모델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가전제품에 가전 케어 서비스를 함께 포함하는 식이다.

또 가전제품 구독료를 내지 않는 불량 고객에 대한 대비도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은 가전 업체들이 카드사나 신용관련 기관과 함께 사업 관리 측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구독모델을 운영하면서 구독료를 내지 않으면 통신이 되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심 연구원은 “AI 가전 생태계 관점에서 스마트싱스 등이 가전 시장 점유율 확보하는 방법”이라며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도 구독 모델을 도입한다고 하면, 분명히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니 해볼 만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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