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정가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오 시장의 요구에 대해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의 역효과를, 오 시장은 순효과를 지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집값을 올린다는 이 대통령의 주장은 일부 사실로 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쉽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전체 12.52% 올랐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의 경우 16.63% 올랐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16억원 수준에 거래되던 여의도 진주아파트는 지난해 4월 정비구역 지정 이후 20억원대로 가격이 오른 뒤 지난달 21일 22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공급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발간된 ‘주택도시금융연구’에 따르면 2015~2024년 서초와 강남의 정비사업을 통한 준공은 6만 5066가구로 멸실(4만 8372가구) 대비 준공 비율은 134.5%였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와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정비사업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사 기간 주택 재고는 줄어들고 임차 수요는 늘어나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상식이고 한 번 오른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비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월세 시장 불안과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서울 지역 등에서는 정비사업 총량제를 통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비사업은 입주민들의 환경 개선 용도로 활용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
반면 이미 대부분의 택지가 개발된 서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712가구,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1만 7012가구, 1만 3683가구다. 이는 지난해(3만 7103가구)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줄어든 수준이다. 6년 전인 2020년 서울 지역의 신규 물량은 5만 1915가구에 달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2011~2021년 약 10년 동안 정비사업이 집값을 자극하고 원주민을 내쫓는다는 주장 하에 정비구역이 대거 해제되며 지금의 공급 절벽이 다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에 신규 택지 조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규 택지가 어렵기 때문에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대책으로 태릉CC 1만 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3만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 최근 이재명 정부도 용산어린이공원 등을 공공택지로 개발할 구상을 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순증 효과도 적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준공한 정비사업 59곳의 경우 재개발은 약 7000가구(27.4%), 재건축은 약 1만 3000가구(44.2%) 순증했다. 오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정비사업을 통한 2031년까지 31만 가구 공급 역시 8만 7000가구가 순증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신규 택지가 거의 없고 개발도 만만치 않아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결국 신규 아파트가 많이 나와야 가격 상승폭이 다소 안정이 되는 것인데 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월세 시장 혼란의 경우 순차적 조정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심 위원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