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초임 5000만원 돌파…일본보다 절반 넘게 더 받는다

정병묵 기자I 2025.01.12 12:00:00

300인 이상 기업 대졸 초임, 5000만원 넘었다…일본보다 많아
경총,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 발표
국내 기업 규모별 신입직원 초봉 격차 거의 두배
1인당 GDP 대비 대졸 초임 임금 日보다 크게 높아
"과도한 임금, 지속 불가…대기업 인상 자제해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우리나라 300인 이상 사업체 신입사원 연봉이 처음으로 5000만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국내 대기업은 일본 대기업과 비교해도 신입사원에게 월등히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도한 고임금은 지속 가능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기업의 대졸 초임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23년 기준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졸 정규직 신입 근로자 초과급여 제외 연 임금총액은 평균 367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 대졸 초임은 평균 5001만원이었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 대졸 초임은 2731만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6%에 불과해 사업체 규모별로 임금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23년 기준 사업체 규모별 정규직 대졸 초임(초과급여 포함 연 임금총액) 평균(자료=경총)
초과급여(초과근무수당)를 포함한 임금 격차는 더 컸다. 대졸 신입 정규직의 초과급여 포함 연 임금총액은 300인 이상 사업체가 평균 5302만원이었으며 5인 미만 사업체는 2750만원이었다.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체는 초과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지급하는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 신입의 초과급여가 연 301만원 발생하는 동안 5인 미만 사업체 신입은 단 19만원 발생한 셈이다.

한국-일본 간 대졸 초임(초과급여 제외 연 임금총액)도 모든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고 규모가 커질수록 그 차이도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졸 초임 역시 모든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고, 대기업에서는 그 차이가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일 대졸 초임 전체 평균(10인 이상)은 우리나라가 4만5401달러, 일본이 3만4794달러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30.5% 많았다. 특히 대기업은 우리나라(500인 이상)가 5만7568달러, 일본(1000인 이상)이 3만6466달러로 한국이 일본보다 57.9% 높게 나타났다(구매력평가 환율 기준).

2023년 한국(500인 이상 기업)·일본(1000인 이상 기업) 구매력평가 환율 기준 기업 대졸 초임(자료=경총)
두 나라의 1인당 GDP 대비 대졸 초임(환율 무관)의 경우 전체 평균(10인 이상)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8.8%포인트 높았고, 특히 대기업은 한국이 일본보다 26.5%포인트 높았다.

회사 규모별로는 10~99인 상용직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은 114.4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149.3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가 일본보다 대·중소기업 간 대졸 초임 격차가 훨씬 큰 이유는 우리 대기업 초임이 일본보다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며 “이는 노동시장 내 일자리 미스매치 심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우리 대기업의 전반적인 고임금 현상은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형 임금체계, 노조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결과”라며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고임금은 지속 가능할 수 없으므로, 과도한 대졸 초임 인상을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결국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는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