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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를 AI·가상자산·화석연료 허브로 만들겠다"며 트럼프가 한 일

김윤지 기자I 2025.01.24 06:33:18

트럼프, 가상자산 행정명령 서명
전략적 비축 등 평가해 보고서 제출
페이팔 출신 억만장자 색스, 의장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1월 6일 피고인들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날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미국을 인공지능(AI), 가상자산, 화석 연료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같은 날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검토하기 위한 실무그룹 신설 등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I산업 규제를 철회하는 내용의 ‘AI에서 미국 리더십을 위한 장벽 제거’ 행정명령에도 사인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인 ‘디지털 금융 기술 분야에서 미국 리더십 강화’는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회 내에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대통령 실무 그룹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무 그룹의 의장은 ‘AI 및 가상자산 특별 고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미 ‘AI 및 가상자산 차르’로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억만장자 데이비드 색스를 지명했다.

의장 외에도 실무그룹에는 재무장관, 법무장관, 상무부 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 주요 기관 수장들이 포함된다.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자도 함께 한다. 이 그룹은 디지털 자산 국가 비축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및 관리·감독 프레임워크와 입법 제안 등을 검토해 약 6개월 이내에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디지털 자산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개발·성장을 촉진하는 내용 등이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을 통해 “디지털 자산 산업은 미국의 혁신과 경제 개발, 그리고 우리 국가의 국제적 리더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우리 행정부는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기술 등의 책임 있는 성장과 사용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비판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부터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발언하는 등 친화 행보를 보인 것은 코인베이스와 리플 등 가상자산 업계로부터 막대한 후원금과 강력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체들은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과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신설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고, 지난 21일엔 미국 SEC 산하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1일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삼아 마약, 무기 등을 밀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 ‘실크로드’의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를 사면했다. 외신들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조치 중 하나라고 평했다. 그는 직접 자신의 이름을 딴 코인도 출시했다. ‘오피셜 트럼프’ 코인(트럼프 코인)이란 밈 코인으로,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다.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밈 코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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