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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만 하더라도 이익률이 낮은 상품군을 줄이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패션·뷰티 등 특화 사업을 키우고 있다.
11번가는 자체 물류센터를 활용하면서 수수료도 챙기는 ‘슈팅셀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픈마켓 판매자가 11번가에 제품을 입고하면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직매입 상품군도 조정 중이다. 기존 11번가의 직매입 상품군(생필품·가전제품 등)엔 금액대는 높지만, 가격 협상력이 제한적인 제품이 다수 포함됐었는데, 최근엔 이익률 높은 상품군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이 브랜드사와 가격 협상이 가능한 품목들을 대거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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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가 공고히되는 모습이다. 삼정KMPG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22%), 쿠팡(20%)이 양분 중이다. 쿠팡은 자체 물류 투자를 기반으로 90% 이상을 직매입해 판매 중이어서 배송 속도와 가격대에서 여타 이커머스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10월부터 ‘멤버십 플러스 스토어’를 시범 운영하며 인공지능(AI) 쇼핑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 3월엔 별도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 본격적인 앱 기반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쿠팡의 ‘로켓배송’과 견줄 ‘네이버 배송’을 도입한 만큼 양사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쿠팡·네이버 외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획기적인 전략 변화없이는 생존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품군을 수익성 중심으로 재조정하고, 다양한 특화 사업을 전개하는 등 쿠팡·네이버 양강 속에서 틈새를 찾지 못하면 지난해 티메프, 최근 발란 사태처럼 이커머스의 흑역사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선택이 신뢰도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신뢰도는 기본이고 가격과 상품 기획력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