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근 국내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전망한 1.8%보다 낮을 것이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다. 1.8%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향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선 “상당 기간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일정 기간 하락 후 완만한 속도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35%였다. “일정 기간 하락 후 반등해 가파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경제학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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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출범한 트럼프 정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가 “미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 필요성과 시급성을 평가(10점 척도)한 결과, “산업 구조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기업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었으며, 시급성이 높다는 응답도 모두 70%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법인세 현 최고세율(24%, 중앙정부 기준)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65%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 중 34%는 “중장기적으로는 더 인하하되, 당분간은 현행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 지금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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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 운용 기조에 대해서는 “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재정을 대폭 확대하는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1%로 “긴축재정이 필요하다”는 응답(7%)보다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연간 최저 1364원, 최고 1512원 범위 내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제학자 대다수가 미국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같은 요인들로 지금의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올해 연말 기준 한은 기준금리(3.00%)는 현행보다는 하향 조정될 것(76%)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나, “2.5% 이상 3.0% 미만 전망”이 65%로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경제학자가 많았다. “2.5% 미만 전망” 응답은 11%였으며, “3.0% 이상”으로 전망한다는 응답은 24%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첨단기술 경쟁 심화, 보호무역 확산, 소비 부진 같은 요인들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국 우선의 냉혹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