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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심부름·폭언도 가능?"…직장갑질 감수성 3년 연속 'D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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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I 2026.08.23 12: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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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갑질 감수성 D등급…4년 연속 하락
업무외 지시·폭언·반말 등 전반적 후퇴
"기존의 문제 의식마저 약해져"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직장인들의 문제의식과 민감도를 나타내는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가 3년 연속 D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과거 대표적인 부당 행위로 꼽혔던 사적 심부름 지시, 폭언, 모욕 등에 대한 감수성이 10점 이상 급락하면서 일터 내 인식 기준이 전반적으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를 설문 조사한 결과, 종합 점수가 63.5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는 입사부터 퇴사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30개 상황에 대한 동의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수치다. 점수가 높을수록 갑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91~100점 A등급, 81~90점 B등급, 71~80점 C등급, 61~70점 D등급, 60점 이하 F등급으로 나뉜다.

조사 결과 종합 점수는 2023년 72.5점(C등급)을 기록한 이후 2024년 67.8점, 2025년 64.7점, 올해 63.5점으로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3년 연속 D등급을 기록했다.

전체 30개 문항 중 20개 문항은 2023년부터 4년 내내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점수가 떨어졌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항목은 ‘업무 외 지시(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도 부탁할 수 있다)’로, 2023년 84.4점에서 올해 70.1점으로 무려 14.3점 하락했다.

이어 △폭언(상사가 화가 났다면 심한 언사나 욕설을 할 수 있다, -14.2점) △반성문(징계 절차와 별개로 직원에게 반성문을 쓰게 할 수 있다, -14.0점) △반말(상사나 선배는 부하나 후배에게 반말을 해도 된다, -13.2점) △업무 제외(직원에게 허드렛일을 시킬 수 있다, -13.0점) △모욕(다소 모욕적인 업무지시도 때로는 필요하다, -12.2점) 등 인격권 침해 관련 항목 전반에서 10점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명백한 법 위반 행위인 ‘임금체불(회사가 어려워도 임금은 줘야 한다)’ 지수 역시 2023년 80.0점에서 올해 72.7점으로 7.3점 떨어져, 회사 사정에 따라 법 위반을 용인하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급별로는 위계 구조의 중간 역할을 하는 중간관리자의 감수성이 59.8점(F등급)으로 전 직급 중 가장 낮았다. 이어 상위관리자(61.6점), 실무자(63.2점), 일반사원(66.2점)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사원과 중간관리자 간 인식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 항목은 ‘회식문화(팀워크 향상을 위한 회식·노래방 필요성)’로 10.6점의 격차를 보였다. 이어 장기자랑 강요(9.5점 차이)와 SNS를 통한 업무 외 시간 지시(9.5점 차이)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의 감수성이 66.3점으로 남성(61.4점)보다 4.9점 높았다. 특히 음주강요(10.0점 차이), 회식문화(9.8점 차이), 모욕(8.7점 차이), 모성보호(8.2점 차이) 등 전체 30개 문항 중 27개 문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직장갑질119 최혜인 노무사는 “폭언과 모욕처럼 과거 명백히 잘못된 행위로 여겨졌던 것들에 대한 문제 의식마저 약해지고 있다”며 “갑질 판단 기준이 흔들리면 직장 내 괴롭힘과 노동법 위반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년이 넘은 시점에서 관리자 대상 교육과 노동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노동법상 최소 기준이 지켜지도록 제도적 보완과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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