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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런 트럼프 관세에도…S&P500·나스닥 최고치 경신[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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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6.28 06:20:11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 열어둬…“연장할수도 단축할수도”
PCE 소폭 올랐지만…물가 압력 여전히 제한적
"무역 진전 '허세' 불과하면 시장 다시 하락"
캐나다 보복 관세 위협…국채금리·달러는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지수인 S&P500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27일(현지시간) 장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관세 위협 발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중동지역의 긴장 완화와 관세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이 낮게 지속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 상승한 4만3819.27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2% 오른 6173.0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52% 오른 2만273.4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한 것은 지난 2월 19일(종가 기준 6,144.15)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2월 16일(종가 기준 20,173.89) 이후 6개월 만의 최고점 기록을 다시 썼다.

트럼프 상호 관세 유예 열어둬…“연장할수도 단축할수도”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전날 블룸버그통신에 “미·중 간 무역 프레임워크가 마련됐으며, 미국은 10개 주요 교역국과도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의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은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즉각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장중 주가 상승폭은 일부 줄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유예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유지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주요 무역협상이 노동절(9월 첫째 주) 이전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상호 관세 유예기간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유예 여지를 남겼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연장할 수도 있고 단축할 수도 있다”며 “나는 오히려 단축하고 싶다. 모두에게 ‘축하한다. 당신은 25%를 내게 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싶다”고 언급했다.

PCE 소폭 올랐지만…물가 압력 여전히 제한적

트럼프 관세에도 불구 물가 상승 압력이 낮은 점도 투자자들을 안도케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5월 근원 PCE 물가지수(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전월보다 0.2% 상승해 예상치를 다소 웃돌았지만, 전반적인 물가 압력은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올랐다. 둘다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긴했다.

다만 소비자 지출이 5월 들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은 향후 부담이 될 수 있다. 5월 실질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항목별로는 교통, 외식, 숙박, 금융서비스, 해외여행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했으며, 특히 자동차 구매는 6% 줄었다. 3~4월 본격 관세 부과 이전 사람들이 선제적으로 소비에 나선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관세 인상분이 향후 몇 달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어 6~8월 중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슐로스버그는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명확해지는 9월, 10월 또는 12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 창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다음 주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세 번째 인하 기대도 커질 수 있다.

사상 최고치 기록한 S&P500 랠리 이어지나

최근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 2월에는 친기업 정책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이 나오면서 4월에는 S&P500이 연초 대비 18%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를 철회하고 주요국들과의 무역협상에 나서면서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4월 8일 저점 대비로는 20% 이상 상승한 상태이며, 연초 대비로도 4% 이상 오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끈 요인으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강세를 꼽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종목이 견조한 실적 기대 속에 반등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1.76%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2.85%), 알파벳(2.2%), 메타(1.04%) 등도 계속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이날도 0.66% 빠지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반등했던 스테이블코인업체 써클인터넷그룹은 이날 또 15.54% 급락했다. 가상자산거래업체 코인베이스 글로벌도 5.77% 떨어졌다. 최근 급등 부담에 따라 차익실현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들 주가는 실적 대비 상당히 고평가됐기 때문에 향후 실적이 부진하면 급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

월가에서는 향후 무역합의 상황, 기업 실적, 인플레이션 등이 향후 증시를 좌지우지할 요소로 보고 있다. 티에리 위즈먼 맥쿼리그룹 글로벌 전략가는 “만약 이번 무역 진전이 실제 내용 없는 백악관의 ‘허세’에 불과하다면 시장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며 “결국 관건은 미국 경제 성장과 기업들의 실적 향방”이라고 진단했다.

이토르증권의 브렛 켄웰은 “이번 PCE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수준이 아님을 보여줬다”며 “다만 3개월 연속 하락세가 멈추고 전월 수치가 상향 수정되면서 7월 인하 기대는 희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 속에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보복 관세 위협…국채금리·달러는 상승

국채금리는 이날 일제히 올랐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2bp(1bp=0.01%포인트) 오른 4.27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1bp 상승한 3.746%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과 달리 국채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관세 보복를 비롯하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달러 역시 소폭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1% 오른 97.25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8달러(0.43%) 상승한 배럴당 65.5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4달러(0.06%) 오른 67.77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며칠간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적대적인 연설 이후 계획을 접었다고 밝힌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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