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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선거 ‘선택의 날’이 막이 오른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중학교에서 만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탄핵 이후 치러지는 ‘장미 대선’인 만큼 다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1만 3964개 투표소에서 대선 투표가 일제히 시작된 이날 오전 6시 이전부터 각 투표소 앞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5시 50분 목동중에 마련된 신정 2동 제1투표소와 제4투표소 앞에서는 주민 10여명이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서울 노원구 상곡초 체육관 1층에 마련된 상계10동 3투표소에서도 30분 전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두 번째로 투표를 마치고 나온 대학생 정지윤(22·여)씨는 “1등으로 오려고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췄는데 아쉽다. 내 손으로 처음 대통령을 뽑는다는 생각에 전날 밤부터 가슴이 두근거려 좀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인주를 찍은 왼손을 들어보이며 ‘인증샷’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했다.
서울 목동중에서 만난 전직 교장 임재빈(83)씨는 “평소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눈을 뜨자마자 투표하러 나왔다”며 “제자들에게 모범이 되겠다는 신념에서 살면서 한 번도 투표를 거르지 않았지만 국민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제조업체를 운영한다는 이명재(73)씨는 아내와 함께 투표를 마친 뒤 “비정상을 정상으로 여기는 사회를 바꾸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며 “사전 투표를 한 자녀들과 함께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 뒤 오후 8시 시작하는 개표방송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츰 날이 밝아오면서 대학생들과 직장인들도 하나둘 투표소에 나왔다.
권유정(20·여)씨는 “과제를 하다 밤을 새운 탓에 한숨도 못 잤다. 이렇게 잠이 들었다가는 투표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투표를 하러 서둘러 나왔다”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투표율은 5.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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