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계란 테러에 단식까지…거칠어지는 탄핵 집회(종합)

[이데일리 김형환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길어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국회의원이 ‘계란 테러’를 당하는 등 탄핵 집회가 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빙자해 집회를 벌이는 이들을 해산시키는 등 조치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에 참가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계란을 맞은 채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빠른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가 던진 날계란을 맞았다. 백 의원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계란과 바나나 등에 맞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백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반드시 범인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종로경찰서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했으며 영상자료 분석과 투척자 추적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헌재 앞 1인 시위를 빙자한 집회에 대해서도 조치에 나섰다. 이날 오전 1인 시위자들이 헌재 앞에 몰려들며 소란이 발생했다.

경찰은 “계란과 바나나를 던지는 등 1인 시위 범주를 넘어섰다. 불법 집회이니 모두 이동해달라”며 기동대를 동원해 50명가량의 인파를 해산시켰다.

이날 오후에도 경찰은 헌재 앞 천막 농성자들을 대상으로 해산을 시도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저항했다.

탄핵심판이 길어지면서 탄핵 찬반 단체의 단식 투쟁도 장기화되고 있다.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윤경숙씨와 김영주씨는 단식 11일 만에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다시 단식장에 복귀했다. 탄핵 찬성을 주장하며 서십자각에서 12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의장단 중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월 한남동 집회에서 무전기로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첫 공판이 이날 열렸다. 민주노총 조합원 이모씨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최정인) 심리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관련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이씨는 지난 1월 4일 민주노총 집회 중 경찰과 대치하다 무전기를 빼앗고 머리를 향해 던져 경찰관 이마에 열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