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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도 못 한다”…소상공인 ‘버티기 대출’ 다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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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08.17 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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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대출잔액 326조원 육박…연말 대비 약 1.5조원↑
상환 능력 떨어지자 연체율도 높아져…13년 만에 최고치
“내수 침체에 저금리 대출 이자 감당할 여력도 잃어가”

“폐업도 못 한다”…소상공인 ‘버티기 대출’ 다시 늘었다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제조업 공장 가동이 멈추고 골목상권까지 침체 상황이 확산하는 가운데 소상공인 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영업이 잘 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임대료와 인건비, 기존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5조 88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24조 4325억원)보다 1조 4546억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월 324조 1555억원에서 2월 324조 8349억원, 3월 325조 4687억원, 4월 325조 8628억원, 5월 325조 9178억원으로 증가했다. 6월 325조 4948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7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를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영세 소상공인이다. 결국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한 대출’ 수요가 이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로 개업해서 대출이 늘었다기보다 장사가 안 되니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대출받은 것을 갚아야 폐업할 수 있다. 적자가 난다고 바로 문을 닫지 못한 채 다시 대출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연체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이미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84%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5월(0.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환 부담은 이미 자영업자를 억누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500개사 중 소기업·소상공인의 28.1%가 채무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중기업 21.1%보다 7.0%포인트 높았다. 매출액이 낮을수록 금융비용 부담을 더 크게 느낀다는 지표다.

은행권도 개인사업자 금융 공급을 이어가고 있지만 확대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데다 수익성까지 악화하면서 위험도가 높은 차주에 대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포용금융을 확대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자를 낼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대출을 받을 수가 있다”며 “내수 시장이 워낙 힘들다 보니 소상공인들이 낮은 금리의 대출을 감당할 여력도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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