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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비상 경영 3대 조치’를 제안하며 설 명절 전에 50조 원 규모의 ‘슈퍼 민생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등을 지원하는데 15조 이상, 민생회복지원금을 10조 이상 규모로 특히 어렵고 힘든 분들 위주로 해서 촘촘하고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안도걸 의원 또한 추경 필요성에는 대오를 같이한다. 안 의원은 “소비를 늘리고 내수를 진작해서 세수를 확대해 나가는 적극 재정이 필요하다. 재정건전성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대로는 ‘축소 균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20조원대 추경 편성 후 경제상황에 따라 추가 편성 여부를 검토하자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민주당 공식 입장과 같은 선상이다.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장인 허영 의원은 지난 8일 추경안 편성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상반기 예산 67%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민생경제를 회복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추경 규모는 20조 원을 기본 출발선으로 충분하게 단계별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현재 추경 예산을 조달할 수단은 국채 추가 발행 뿐이다. 결국 빚을 더 내야 한다”며 “50조 추경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안 의원은 기재부 차관을 지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에 15조~20조원 규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에 재정 지출 필요성을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추경 규모까지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제안한 추경 규모 편차가 큰 이유는 추경의 목적을 ‘경기부양’과, ‘경기방어’로 달리 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차이가 큰 탓이다.
김 지사는 현재 경제 상황을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실물과 내수경기 위기’(16일 페이스북)로 본다. 김동연 지사의 50조 추경안은 ‘민생회복+경기부양’을 포괄한 탓에 규모가 크다. 김 지사는 50조 추경안에 ▲AI반도체 주권 확보 ▲바이오헬스 혁신 ▲우주항공산업 ▲양자산업 기반 구축에 10조~15조원 투자 등을 포함했다. 한국은행에는 ‘빅컷’(기준금리를 0.5%p이상 인하)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15조의 추경은 직접 지원으로, 민생회복지원금은 취약계층에게 지원해 그분들이 그 지원금을 가지고 소비를 진작하고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그래서 간접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또 골목상권, 전통시장에게 돌아가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지출 확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자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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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5조~20조 규모 추경 편성을 제안하며 “성장률이 떨어진 것을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0.2%포인트 가량을 보완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리는 방식보다는 경제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등에게 재정 지원을 집중하자는 거다. 이 또한 부양보다 방어가 우선인 접근법이다. 시장에 과도하게 돈을 풀면 가뜩이나 추락한 원화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민생회복지원단이 정부에 요구한 20조 추경 편성 또한 경기방어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홍성국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20조 산출 근거로 잠재성장률(2.0%)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5%)를 뺀 0.5%포인트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추경 규모라고 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본예산 조기집행이 우선이라고 추경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경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본예산 조기 집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내 정치리스크로 인한 경제 충격은 상대적으로 회복 탄력성이 큰 만큼 아직 추경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