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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폐업 고민하던 제주 목장…연 35만명 찾는 관광명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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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I 2026.10.25 12: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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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찾아간 전국 강소상공인(强小商工人)
⑪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
유가공·체험으로 사업 확장, 방목 규모 관리
하루 200개 판매 아이스크림, 20분 만에 소진
3대 승계 진행중...연매출도 70억 수준 성장

중동전쟁, 내수시장 위축 등 최근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 숨은 소상공인 명인들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자신들의 기술을 연마하고, 어제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정직한 땀방울을 흘립니다. 수십 년 이상 한 자리를 지키며 지역 경제를 책임져온 이들이야말로 한국 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최후의 보루이자 진정한 풀뿌리입니다. 단순한 가게를 넘어 지역의 문화가 되고 역사가 된 명인들의 삶과 경영 철학을 조명함으로써, 독자 여러분께는 새로운 영감을, 소상공인들에게는 따뜻한 응원을 전하고자 이데일리는 전국의 ‘강한 소상공인’들을 찾아 나섭니다.

[제주=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제주도의 한 목장에서 시작한 낙농업이 유제품 가공과 체험 관광, 수출을 아우르는 농업기업으로 성장했다. 원유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구르트와 치즈, 아이스크림, 과자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1차 산업인 낙농업을 가공과 서비스업으로 확장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다.

제주 아침미소목장에서 젖소가 방목으로 키워지고 있는 모습 (사진=아침미소목장)
제주 아침미소목장에서 젖소가 방목으로 키워지고 있는 모습 (사진=아침미소목장)
최근 기자가 찾은 제주도 제주시 월평동에 위치한 아침미소목장은 1차 산업인 낙농업을 기반으로 2차 산업인 유가공과 3차 산업인 체험·관광을 결합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는 연간 35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목장으로 자리 잡았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을 찾아다니는 대신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 것이 성장의 기반이 됐다.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는 “1975년 창업주인 아버지가 학교 교장직에서 은퇴한 뒤 목장 운영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원유를 생산하는 1차 산업에 집중했다”며 “외환위기 당시에는 경영난이 심각했다. 한 달에 약 700만원의 적자가 4~5년간 이어지면서 목장 운영을 포기할 생각으로 매물로 내놓기도 했지만 규모가 큰 탓에 매각마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폐업도 못하고 빚을 내 겨우 버티던 중 2007년 원유 생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유가공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부가 직접 유가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제품 개발과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아내가 유가공 분야에서 수상한 이력이 방송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SPC그룹과 연결됐고 당시 월 300만원 수준이던 매출이 월 1억원 수준으로 늘었다”며 “SPC 측은 계약에 앞서 약 9개월간 위생 교육을 진행했다. 농업을 중심으로 사업해온 목장 입장에서는 낯선 과정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생산과 위생 관리 체계를 강화했고 지금도 위생이 목장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가 제품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침미소목장)
이성철 아침미소목장 대표가 제품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침미소목장)
또 당초 구상했던 관광목장 사업이 여의치 않자 체험목장으로 방향을 바꾸고 젖소를 키우는 공간을 생산시설에만 한정하지 않고 소비자가 방문해 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한 것도 ‘신의 한수’였다. 이 대표는 “목장은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시설만 이용하고 돌아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200개만 판매하던 아이스크림이 개장 후 20분 만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목장 전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목장은 방문객이 촬영한 사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생산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약 8만평 규모의 목장에서 젖소를 자유롭게 방목하며, 자체적으로 생산한 풀을 중심으로 사육 규모를 조절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젖소는 송아지를 포함해 약 90~100마리 수준으로 관리한다. 방목으로 자란 젖소는 고영양과 단맛이라는 차별화된 생산품을 만들었다. 그는 “자유방목은 경제성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며 “넓은 토지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보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우리는 사육 환경과 친환경성을 차별화 요소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침미소목장은 현재 3대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주 아들인 이 대표가 목장을 물려받아 사업을 키웠고, 손자인 아들도 경찰로 근무하다 목장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아들이 사업에 참여한 뒤 제품 개발과 사업 확장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매출도 7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아들이 제안한 과자 사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2023년부터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제품군 다변화는 곧 수익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실제 생산하는 제품은 우유, 아이스크림, 과자 뿐 아니라 요구르트, 치즈, 빵, 카이막 등 다양하다. 아침미소목장의 ‘우유샌드’, ‘우유 랑그드샤’ 등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불티나게 팔려 ‘핫한 요즘과자’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홍콩, 일본, 싱가포르에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목장의 장기적인 목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이라며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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