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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찾아 사소한 불편함 파악…맞춤 서비스 연결까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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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6.07.06 05:37:02

[통합돌봄 100일, 병원 밖 돌봄의 조건]③간호·영양·재활 전문인력 방문하는 진천군
생활불편 기반 맞춤서비스 연계
예방 중심 선제 돌봄체계로
연 200건 사례회의 신속 지원

[진천(충북)=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지난 1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 끝없이 펼쳐진 논을 지나 돌봄스테이션 차량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미니밴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었지만 박칠석(89) 할머니는 손수레에 의지한 채 얼마든지 다닐 수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박 할머니는 시내 종합병원에 치매약도 혈압약도 타러 다닌다고 했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는 스스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돌봄스테이션 소속 곽초은 간호사가 본 할머니는 더 세밀한 서비스를 필요로 했다. 차량 소리를 듣고 반갑게 마당까지 나왔지만 집안에 들어가기 위해 마루를 오르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손에 파란색 라텍스 장갑을 낀 이유를 물어보니 “손마디가 시린데 관절약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곽 간호사는 재빨리 방문목욕과 병원 이동 지원이 필요하다고 기록했다. 서류만으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불편을 현장 방문을 통해 찾아낸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통합돌봄 서비스를 촘촘하게 연결하기 위해 진천군은 ‘돌봄스테이션’이라는 답을 내놨다. 2022년 출범한 돌봄스테이션은 간호사와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인력들이 협력해 노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시스템이다.

돌봄스테이션은 어르신들조차 잘 몰랐던 돌봄수요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다수의 지자체들은 어르신들이 누워서 아예 움직일 수 없는 것에 치중하다 보니 통합돌봄 중에서 방문진료를 강조한다. 하지만 노년기의 불편은 다양하다. 목욕을 하다가 넘어지거나 음식을 잘못 먹다가 탈이 난다.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 검은 봉지에 한꺼번에 싸두기도 한다. 대부분의 노인은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문제가 시간이 지나며 차츰차츰 누적되면 움직일 수 없는 ‘와상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진천군의 판단이다.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파악해서 집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사소한 불편함을 해소해줄 사람을 찾아 무작정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함이기도 하다.

돌봄스테이션 직원들은 집안에 들어설 때부터 무엇이 불편할지 고민하며 이곳저곳을 샅샅이 훑는다. 이날 김하늘 영양사가 박씨의 집에서 먼저 본 것은 대문과 마당이었다. 김 영양사는 “대문 앞에 있는 의자도 본인이 거동이 힘드니까 답답할 때 나와서 앉아 계시는 의자라고 생각했다”며 “마당도 본인이 직접 가꾸시는지 아닌지를 여쭤보면 거동상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상태를 판단한 후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는 최종적으로 관계자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 그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1년에 진행하는 회의 건수만 약 200건에 달한다. 이재철 진천군 통합돌봄팀장은 “대면 회의를 한달에 두 번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서비스 제공 결정을 빠르게 하고자 비대면 회의도 일주일에 3~4회 정도 한다”고 했다.

진천군은 사업을 꼼꼼하게 운영하고자 복지부에서 지원해주는 8억원 외에 자체 예산 1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이 팀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인근 도시보다 대상자 숫자는 훨씬 적지만 예산 투입 규모는 전국에서도 손꼽힌다”고 말했다.

돌봄스테이션의 김하늘(왼쪽) 영양사와 곽초은 간호사가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박칠석(가운데) 할머니 댁에 방문해 혈압을 재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돌봄스테이션의 김하늘(왼쪽) 영양사와 곽초은 간호사가 진천군 문백면에 위치한 박칠석(가운데) 할머니 댁에 방문해 혈압을 재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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