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조선 대장주 한화오션(042660)은 지난 한 달(2024년 12월26일~2025년 1월25일)간 3만 7750원에서 5만 6700원으로 50% 넘게 급등했다. 특히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7년 만에 연매출 10조원을 돌파,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수한 지 4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는 소식에 지난 24일 하루 만에 10% 급등했다.
지난 한 달간 강세를 보인 것은 삼성중공업(010140)(11,29%),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8.61%) 등도 마찬가지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과 고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미국 해군함 건조에 ‘동맹국’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호재가 지속된 영향이다.
방산 업종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 예산 확대와 동맹국 무기 수출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7.20%), 현대로템(064350)(19.96%), 한화시스템(272210)(13.91%), LIG넥스원(9.50%) 등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85%)을 훌쩍 웃돌았다. 지난주(20~24일)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5%를 웃돈다
원전주도 두산에너빌리티(034020)(38.30%), 한전기술(052690)(25.14%), 우진(105840)(24.77%) 등 주요 종목들이 상승세를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산업 육성 및 에너지 자립을 강조해온 만큼, 향후 미국 내 원전 관련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 원전 설비를 100분의 1로 축소시킨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주목받으면서 관련주인 우진엔텍(457550)과 비에이치아이(083650)는 한 달 만에 각각 59.36%, 58.36%씩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 한 주 동안 두산에너빌리티는 10% 넘게 급등했고 비에이치아이는 무려 27.4% 폭등했다.
◇자동차·2차전지는 관망세…당분간 정책 방향 주목해야
반면 자동차와 2차전지 업종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라 다소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예고하는 등 전기차와 배터리 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한 달 새 5.75%, 1.17%씩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 여부 등을 고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차전지 업종 역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정 가능성과 관련해 정책 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배터리 관련주로 꼽히는 LG화학(051910)(-3.43%), 삼성SDI(006400)(-8.3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3.56%)등이 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종목별 움직임 외에도 국내외 증시 환경은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기준금리와 유가 인하를 강력히 요구한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이 국내 증시 자금 유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과 인플레이션을 모두 신경쓰고 있다는 기조의 연설이 시장 친화적으로 해석되며 글로벌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며 “해당 연설 이후 미국 3대지수 모두 상승, 달러지수와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며 24일 코스피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다”고 진단했다.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설 연휴기간 FOMC와 미국 빅테크 실적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산적된 경계감 영향으로 상승폭 제한될 수 있었음에도 달러지수, 국채금리 하락 영향이 증시에 더 우세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설 연휴 기간 중인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신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정책 효과의 복잡성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지표의 확인 그리고 정책 효과에 대한 판단 등이 수반돼야 하기에 추가 인하는 6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